대표 인터뷰
에이블커피그룹 대표 박성호 루이에게 빈브라더스의 민낯을 물었다.
바리스타 팀에 대해
바를 넘어서는 바리스타 (Barista Beyond Bar)가 되기를 소망한다. 단순한 바 업무에 얽매이지 않고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일을 한다. 즉 다양한 무대에서 개개인이 지닌 커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과 커피를 잇는 일을 하는 셈이다. 다양한 무대에 서는 경험을 쌓고, 고객을 이해하며 커피를 공부하는데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사실 이 일을 잘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극복하기 쉽지않은 수많은 난관을 마주하게 된다.
먼저 기본 업무에서부터 상당한 난이도와 중압감을 가진 환경을 만나게 된다. 이건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매일 아침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꼼꼼한 준비, 매일 밤 모든 것을 정리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루틴이 기본이다. 아무리 잘해도 잘 드러나는 일이 잘 없고 못하면 심하게 티가 나는, 동기부여나 성취감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 수 있는 특성의 업무들이다. 이러한 일상들이 그저 지루하고 가벼운 반복 업무가 아니라, 팀을 위한 무대와 이 무대를 경험할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매우 소중한 루틴임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사소한 업무조차 소홀히 대하기 어렵다.
사실 책임감을 가지고 루틴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팀이 접하는 피로도는 낮지 않다. 그래서 BB에서 지구력은 중요하다. 평범한 일상에서 긴 시간 탁월한 실행력을 유지하는 역량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요건이 된다. 기본 업무조차도 긴 시간값을 대입하면 아무나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게 된다. 한 달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긴 시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균형잡힌 신체와 마음가짐에 대해
우리에게 단 한 번의 실수가, 어떤 고객에게는 완벽한 실패다. 매순간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연속과도 같은 셈이다. 흔히 Seed to Cup이라 말하는, 커피의 전반적인 컨트롤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완성된 한 잔이 어떻게 전달되고 소비되는지까지 통제하는 고객 커피 경험을 잘 아우르는 역량까지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매일 더 나은 커피 경험을 위해,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커피 바'라는 무대를 누비게 된다. 바리스타가 보통 하루에 거의 7-8km를 걷는다. 이를 주 5일간 지속하는 것이다. 근무 후 전신이 뻐근한 것이 결코 기분 탓이 아니라, 이러한 강행군이 우리가 매일 맞이하는 현실인 것이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아침 햇살이 비추는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하고, 정작 우리의 루틴은 그다지 우아하지 않다. 그만큼 매순간 무대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커피 경험에 대해 프로페셔널리티를 발휘하는 것이 정말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대단한 일이라고도 생각하고. 균형잡힌 신체와 마음가짐을 지닌 분을 원한다는 문구는 꽤 무게감이 있는 문구다.
Barista beyond the bar
위에서 말한 퍽퍽한 일상을 감수하고도 우리가 이곳에 함께 모여 있는 이유가 있다. 커피 전문가가 되는 것. 커피 전문가 집단이 되는 것. 내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배움과 성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입사하면 정말 다채로운 팀/개인 활동을 수행하게 되는데, 종류와 크기가 매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연간 약 400-500가지의 싱글오리진을 맛보는 것, 주간 트레이닝, 매장별 팀 액티비티, 순환 근무, 고객 클래스, 카페쇼 및 외부 팝업, 오마카세까지. 그리고 무대에 서는 활동 뿐 아니라 내려온 다음에, 혹은 무대 뒤에서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각자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한 명의 커피인으로서의 모습을 꾸준히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궁극적으로 한국을 넘어 전세계의 수많은 커피인들과 견주었을 때 과연 나는 무엇이 특별한가에 대해 답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젊음을 소진해서 커피에 이렇게 열정을 쏟을 필요가 없다. 적당히 일할 수 있는 곳은 BB 말고도 많이 있으니까. 커피 바에 파트타이머를 두지 않고 모두 정직원으로 채용하려는 것도, 다른 것보다 동료와 같은 꿈을 가진, 동일한 열정의 소유자에게 자리가 허락되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팀
BB의 유니폼에 새겨진 대표 문구 2가지가 있다. 하나는 We are nothing without brotherhood. 다른 하나는 No one is bigger than the TEAM. 이 2개의 문장이 우리의 방향성을 알려준다. 소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역량에 기반한 커피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좋은 팀은 때로는 개인의 역량과 개성을 보다 빛나게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수준 높은 고객 경험으로 무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전문성의 원천이기도 하다. 커피 전문가가 되어가는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할 좋은 친구, 동료이자 스승인 셈이다. 내부에서 동료 평가가 있는데, 이 때 프로페셔널리티, 매니지먼트, 리더십, 팀워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5가지 영역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중 프로페셔널리티, 즉 전문성을 제외한 4가지가 약 80%가 팀과 관련된 기준이다.그만큼 팀이 지니는 가치를 상당히 중요시한다.
입사하게 되면, 커피를 열심히 공부하는 것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는 숱한 활동들을 만나게 된다. 일차적으로는 팀이 지향하는 정신에 공감할 줄 알고 타인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함이다. 그 과정에서 팀을 거울 삼아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자기 성찰의 습관과 방법을 익히는 것이기도 하고, 커피 전문가로서 자신의 영역과 영향력을 구축해가는데 필요한 기본 소양을 습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탁월한 개인과 탁월한 팀이 되는 과정을 모두가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여정이 아닐까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바리스타 팀의 평균 경쟁률이 산술적으로는 300: 1이 넘지만, 막상 오면 여전히 고민할 것도 해야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하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다. 팀의 정체성과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어느 정도 갖추고, 커피업과 바리스타 커리어 도전에 대해 스스로 분명한 이유를 새긴 후 지원 준비에 들어가시길 권한다. 매주
커리어토크를 진행하고 있으니, 팀이나 브랜드, 회사에 대해 보다 상세한 이해를 원하는 분들은 참여하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