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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때문에 밥 먹는 사람#054. 찬빈님의 <가장 사적인 커피 이야기>

커피 때문에 밥 먹는 사람
#054. 찬빈님의 <가장 사적인 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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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때문에 밥 먹는 사람#054. 찬빈님의 <가장 사적인 커피 이야기>

FACT SHEET

제목 커피 때문에 밥 먹는 사람<br>#054. 찬빈님의 <가장 사적인 커피 이야기>

글쓴이 박찬빈

발행일 2022/04/27

안녕하세요 독자님, 에디터 모모입니다. 이번 <가장 사적인 커피 이야기>의 주인공을 독자님께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네요. 오늘 커피 이야기를 들려주실 박찬빈님은 공동 주거를 위한 브랜드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이끌고 계시기도 하지만 독립출판물의 저자이시기도 하고, 집에서 다양한 모임을 열기도 하시거든요. 무엇보다 커피를 사랑하시는 분이고요. 훌륭한 커피를 매개로 서로를 연결하고자 하는 저희의 마음과 꼭 연결된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니 ‘커뮤니티'라는 한 단어로 찬빈님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공간과 사람, 커피를 사랑하는 찬빈님만의 특별한 커피 경험은 무엇이셨을지, 찬빈님의 <가장 사적인 커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커피 때문에 밥 먹는 사람>

written by 박찬빈, MGRV 신사업팀 커뮤니티 비즈니스 리드



“어떤 커피 좋아하세요?”


이 질문 덕분에 ‘공간’에 머물러 있던 흥미가 ‘바리스타'와 그들의 ‘커피'로 이어졌다. 2016년경 아러바우트 한남에서 근무하던 바리스타 Kris(현 일산의 커피책빵 오너)의 질문이었다. 요즘은 많은 카페에서 커피 취향을 자연스럽게 물어보지만 7년 전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새롭게 생기는 카페를 취미로 찾아다녔던 나의 시선을 ‘사람'과 ‘커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준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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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러바우트 한남에서. ©박찬빈


지난 7년간 커피에 쏟은 관심과 애정의 결과를 한 문장으로 축약하자면, 제목 그대로 <커피 때문에 밥 먹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여행, 일, 일상에서 식욕이 좀처럼 넘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내게, 밥은 커피를 마시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 배를 채워야 하는 과정을 견디고 마시는 커피 한 잔. 삼시 세끼가 아닌 삼시 세커. 커피가 업(業)은 아니지만, 커피로 업(Up)하는 사람. 커피 인간이 되어버린 나의 커피 여정을 나누고자 한다.






1. Travel : 커피와 여행 - “넌 카페 가려고 여행하니?” 


커피가 일상에 중요하게 자리 잡으면서 여행에도 영향을 끼쳤다. 관광지 중심의 여정이 점차 생활권 중심으로 좁혀지면서, 카페는 여행의 중심이 되었다. 나아가 여행의 ‘과정’이 아닌 ‘목적’ 자체가 되기도 했다.


2017년 9월, 커피 도시라고 불리는 호주 멜버른을 일주일간 여행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곳의 커피가 왜 유명할 정도로 맛이 있는 건지, 멜버른만의 커피 문화가 궁금했다. 순전히 그게 다였다. 숙소를 예약할 때도 중심부와 가까우면서 근처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카페가 있는지부터 살폈다. 그리하여 멜버른 여행에서는 노스 멜버른(North Melbourne)의 에어비앤비 숙소를 선택했고, 가까운 동네 카페 옥션룸즈(Auction Rooms)에 자주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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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의 패트리샤 커피. ©박찬빈


멜버른에서의 카페 경험은 충격적이었다. 일단 숍을 일찍 열고 일찍 닫았다. 숍 내부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과는 다르게 주로 출근길이나 식사 후 포장 구매(Take-away)를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커피로 유명한 숍들이 음식을 만들어 함께 팔기도 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법도 한데, 커피를 음식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듯했다. 커피를 집에서 즐기는 사람도 정말 많았다. 여행 중 머문 숙소의 호스트도 집에서 프렌치프레스와 모카포트로 커피를 즐겼다. 직접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카페에서 여러 추출 도구에 맞는 원두를 판매하기도 했다. 본인들이 로스팅하지 않은 로컬 로스터리의 커피도 같이 취급하여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재미를 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인 커피 산업의 파이를 생각하며 상생하는 장면이라고 혼자만의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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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던 멜버른의 세븐 시즈 커피 로스터스. ©박찬빈


하루에 커피를 서너 잔 마시면서 카페인에 흠뻑 취하는 여행에 맛들인 나는, 이후 3년간 매해 ‘커피'를 목적으로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교토를 여행했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해외 여행이 제한되어 아쉽지만, 홈 브루어들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해외 로스터리 못지않게 국내의 수준급 로스터리들이 주목받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 해외 여행자들에게도 즐길 거리가 늘어나는 것 같아 기쁘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 밥보다 커피가 먼저인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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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의 마켓 레인 커피. ©박찬빈






2. Work - 커피와 일 : “찬빈하면 자연스레 커피가 떠올라요"


커피 덕분에 나만의 이야기가 풍성해진 덕분일까. 일터에서도 동료들이 나와 연관된 키워드로 ‘커피’를 떠올려 주었다. 누군가 어느 도시를 여행한다고 하면 꼭 근처의 괜찮은 카페를 추천하는 습관, 아니 버릇 때문이기도 했다. 그만큼 내가 좋아하는 커피, 카페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에어비앤비 코리아’ 재직 시절, 오픈 전 베타(Beta)서비스로 진행한 ‘경험(Experience)’ 탭의 호스트로 제안을 받기도 했다. 주제는 ‘Morning Coffee Inspiration’이었는데 이태원의 로컬인 내가 자주 가는 카페 세 군데를 여행자들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나는 호스트가 되어 해외 및 국내 여행자들에게 이태원 로컬 카페 경험을 나눴다. 여정의 키워드는 3가지였다. 1) 해외 로스터리 원두로 내린 필터 커피 2) 해외 로스터리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 3) 국내 로스터리 원두로 내린 드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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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과 커피 경험을 나눈 에어비앤비 프로그램. ©박찬빈


첫 번째로 아러바우트커피 한남점에서 스퀘어마일의 세 가지 필터 커피를 맛봤고, 두 번째로는 mtl 한남점에서 보난자커피 블렌드의 에스프레소를 경험했다. 마지막으로는 앤트러사이트 한남점에서 드립백을 선물 받으며 로컬 카페 공간을 투어했다. 나에게 익숙한 세계가 누군가에게는 신선하고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되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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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에서 커뮤니티 이벤트 중. ©박찬빈


이후 재직한 위워크에서는 커피를 매개로 한 커뮤니티 이벤트의 호스트가 되기도 했다. 드립 커피 도구를 가지고 직접 추출한 필터 커피를 함께 맛보며 대화하고 글을 쓰는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일에 접목시킬 수 있어 신선한 경험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동료, 고객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3. Living - 커피와 집 : “누구나 홈 바리스타”


여행과 일터에서 커피를 자주 즐기다 보니 구매하거나 선물 받은 원두가 집에 쌓여갔다. 혼자 마시기에는 양이 워낙 많아져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이 고민을 나누다가, “만나서 같이 커피 내려 마시고 원두 소진하면 어때요?”라고 가볍게 던진 농담이 곧 현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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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orning Coffee Club ©박찬빈


일요일 아침, SMCC(Sunday Morning Coffee Club)라는 모임을 만들어 원두가 집에 쌓여가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첫 번째 모임은 우리 집인 찬빈네집에서 열렸다. 호스트인 나와 친구 상우, 원의 커피 소개를 시작으로, 요즘 고민하고 있는 주제 등 사는 얘기를 나누며 사람들과 급격히 가까워졌다. 같은 관심사인 커피를 매개로 일상을 나눌 수 있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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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었다. ©박찬빈


카페에서 인연이 된 바리스타 Dan형을 초대해 집 옥상에서 커핑을 하기도 했다. 멜버른 출장길에 구매한 원두를 다른 공간에서 커핑하는 이벤트가 흥미로워 보여 형에게 제안했고, 흔쾌히 수락을 해주어 빠른 실행에 옮겼다. 카페에서 꼭 커핑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지인들에게 ‘커핑'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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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의 커핑.©박찬빈


모두의 집이 카페가 되는 시대가 오길 희망한다. 각자의 커피 도구를 사용해 각자의 레시피로 내린 커피를 맛보며 여유 있는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을 보내길 바라본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집에 초대할 마음, 공간, 시간의 여유도 만들면 좋겠다. 나처럼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 함께 커피를 내려 마시고 즐길 수 있는 홈 바리스타가 된다면 일상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 믿는다. 그 홈 바리스타가 독자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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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빈



박찬빈, MGRV 신사업팀 커뮤니티 비즈니스 리드

독립출판물 #찬빈네집 저자. 공유 숙박, 공유 오피스 플랫폼에 이어 공유 주거 산업에 몸 담고 있는 프로페셔널 집돌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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