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다른 언어로 주문받기<br>#053. 안희율 바리스타의 특별한 소통법
글쓴이 성훈식 DD
발행일 2022/04/20
안녕하세요, 독자님. 브랜드 디렉터 DD입니다.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바리스타 팀은 빈브라더스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카페 외에도 몇몇 다른 이름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종로의 카페 결과 로아상, 인천의 코스모40이 그러한 공간들이죠(Bb의 다양한 커피 바가 궁금하다면 클릭). 오늘 이야기의 무대인 코스모40은 인천 가좌동에 위치한, Bb 로스터리의 지근거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예술과 커피, 역사를 품은 복합문화공간 CoSMo40. ©박은실Momo
이곳에서는 카페 라운지를 운영하는 바리스타 팀 외에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하는 “다각도" 팀이 함께합니다. 최근 다각도 팀에 입사한 지원님은 (다른 뉴비와 마찬가지로) 틈틈이 카페 라운지에서 근무했는데요. 약 한 달간 라운지 근무를 마친 지원님은 인상 깊었던 경험을 팀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예컨대 배치 브루잉*을 하며 항상 커피의 농도를 측정하는 모습에 놀랐다든지, 발랄한 바리스타 레오가 의외로 진지한 모습을 보였을 때 감동했다든지 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입니다. 오늘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후자입니다.
*배치 브루(Batch Brew): 한 회차에 여러 잔의 양을 추출하는 브루잉 방식

가장 기억에 남는 음료로 예천사과주스(!)를 선택한 안희율 바리스타(레오)와 라운지 실습생(?) 지원님 ©성훈식DD
지원님은 어느 뉴비가 그렇듯 픽업과 백업, 베이커리의 커팅 및 포장, 고객을 맞이하고 주문을 받는 포스 업무 등 다양한 일을 두루 경험했지요. 우리 카페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분들이 오신다는 걸 체감하는 하루하루였습니다. 지원님이 포스 업무를 보던 어느 날, 농인 한 분이 오셨습니다. 침착하게 주문을 받아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기에, 저 멀리 있던 레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요. 여기서 놀라운 일이 펼쳐집니다. 달려온 레오가 뜻밖에도 고객과 수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바닐라 라떼 주문(!)을 능숙하게 받은 것입니다.
레오에게 원래 수어를 할 줄 알았는지 물었어요. 레오가 대답하길, 그 고객은 종종 오시는 단골이셨는데 본인도 처음 주문받을 때 소통을 잘 못 했던 것 같아서 더 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수어를 익혔다고 해요. 아주 간단한 응대만 알고 있다며 쑥스러워하는 레오의 마음에 감동하고, 한편으로 뜨끔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다른 공간 프로젝트에서 배리어프리*와 관련된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작 계속해왔던 커피업의 배리어프리에 관해서는 다각도로 접근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물리적, 심리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운동
바리스타 팀이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영상을 레오에게 부탁했습니다. 레오는 진지하게 녹화에 임해주었고, 지원님이 촬영 및 편집을 진행해주셨으며 시각 예술가이자 수어 통역사이신 이름님이 감수를 도와주셨습니다(이 자리를 빌려 모두 감사드립니다). 레오의 수어(와 태도)를 저희 BB팀뿐만 아니라, 커피와 사람을 —커피 커뮤니티를— 애정하는 여러분에게도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레터에 실어 보냅니다. 다른 언어로 주문받는 법, 한번 익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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