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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브라더스 디자인은 누가 해요?
#048. 조준호 디자이너(포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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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브라더스 디자인은 누가 해요?#048. 조준호 디자이너(포터) 인터뷰

FACT SHEET

제목 빈브라더스 디자인은 누가 해요?<br>#048. 조준호 디자이너(포터) 인터뷰

글쓴이 조준호 Porter, 박은실 Momo

발행일 2022/03/16

안녕하세요, 모모입니다. 제가 빈브라더스에 입사했다고 하니 제 친구들이 하나 같이 ‘거기 디자인은 누가 해?’라고 묻더라고요. 베일에 감춰진 빈브라더스의 능력자 디자이너를 세상에 소문내게 되어 영광이에요. 오늘은 새 옷을 입은 Bb레터와 함께 조준호 디자이너(포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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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정점에서 만난 포터. ©박은실Momo


Bb레터 독자분들께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빈브라더스에서 3년째 브랜드 디자이너 포터로 살고 있는 조준호입니다.


포터 덕분에 Bb레터가 더 Bb스러워졌어요.

저도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모모가 제안해 주신 컨셉 중에 ‘우표’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모양과 기능도 다양하고 Bb레터 컨셉에도 잘 맞아서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 거 같아요.


저야말로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Bb는 이렇게 콘텐츠 영역도 있는 데다가 매장도 많고, 원두도 매월 여러 개 소개되잖아요. 디자인팀의 손이 정말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포터가 Bb에서 하시는 디자인의 업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원두 봉투를 비롯한 다양한 패키지부터 매장 공간까지 ‘빈브라더스’라는 브랜드를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참여하고 있어요.


참, 입사 전에 종로에 있는 로아상에 갔었는데 따뜻하고 세련된 디테일이 좋더라고요. 로아상 브랜드 디자인도 포터가 하신 건가요?

네. 컵이나 기물들, 포크, 트레이부터 공간 안내문이나 메뉴판, 종이, 스티커까지 신경을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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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의 크로와상 맛집 로아상과 베이커 브라운. ©최은채Heima


Bb의 디자인을 하신 분과 동일 인물이 디자인하셨다는 게 놀랍네요. 원래 디자인 스타일은 어떠세요?

빈브라더스, 로아상 둘 다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웃음)


매번 브랜드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지만, 브랜드 디자인에서 디자이너는 주인공이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주인공이고 핵심 가치에 맞는 컨셉, 디자인을 도출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빈브라더스/로아상 리브랜딩 때에도 제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정말 브랜드에 맞는 디자인을 찾는 데 집중했어요.


빈브라더스의 리브랜딩도 저에게는 굉장히 큰 변화로 느껴졌어요. 자세히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2018년, 오랜만에 빈브라더스 합정 매장을 방문했는데 브랜드 초기와 비교했을 때 시각적으로 많이 변해있더라고요. 합정점 오픈 때 고객으로 방문했던 1인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그러던 중 2019년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빈브라더스만의 확실한 옷을 찾아주는 게 목표였는데, 여러 관련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매력 있고 큰 강점을 가진 브랜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2019년 여름부터 전사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함께 잡으면서 리브랜딩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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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브라더스의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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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after. 로고만큼이나 브랜드 전체의 개선이 있었다.


‘커피 가이드‘라는 Bb의 브랜드 슬로건에서부터 구상을 시작했어요. Bb는 오랜 기간 이 정체성을 가지고 고객분들과 소통해 왔거든요. 시간이 쌓이면서 그 영역이 매장뿐 아니라 타 브랜드, 지역 사회 등으로 퍼져나가는 걸 느꼈어요. 긍정적인 의미로 커피 업계를 선도해 나가자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이 팀 내에서 세워졌고요. 거기서 ‘선전‘이라는 뜻의 ‘프로파간다‘라는 디자인 컨셉을 도출했어요. 스텐실 기법과 한글 구성 시스템을 토대로 ‘Bb Stencil’도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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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 stencil ©조준호Porter


스텐실 기법은 종이나 얇은 물체를 글자 모양으로 뚫고 그 위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다르게도 활용되지만 기본적인 공식은 비슷하죠. 빠르게, 어디에나 메시지를 새길 수 있기 때문에 선전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Bb Stencil’은 스텐실 기법을 모티브로 했지만 한글이 가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아직은 영문으로만 사용하고 있지만 한글 서체로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죠. 또 재밌는 점이 있는데요, 서체를 이루는 각 모듈을 디자인 요소로도 쓸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 바리스타팀의 유니폼이나 원두 봉투에 들어가 있는 그래픽도 사실은 이 서체를 이루고 있는 조각들이죠. 집에 원두 봉투 있으시면 관찰해 보시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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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체를 이루고 있는 조각들은 디자인 요소로도 활용된다. ©조준호Porter


‘저 폰트 뭐지?’ 늘 궁금했는데 포터가 직접 만드신 거군요. 리브랜딩을 하면서 누구보다 빈브라더스라는 조직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셨을 텐데요. 포터의 눈으로 바라보는 빈브라더스는 어떤 곳인가요?

입사 초반, 하루빨리 리브랜딩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저에게 루이(CEO)와 디디(브랜드 디렉터)가 해줬던 말이 기억나요.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빈브라더스를 더 알아갔으면 좋겠다." 조급하기도 했지만, 속는 셈 치고 믿어보기로 했어요. 작업을 멈추고 약 5개월 동안 각 매장 리드들, 팀원들을 인터뷰했어요. 사람들에게 브랜드 히스토리를 들으면서 최대한 많이 흡수했죠. 몇 가지 놀랐던 점은 모든 직원이 커피에 매우 진지하고 커피 경험을 사랑한다는 거였어요. 이런 점들이 빈브라더스 집단을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에 원두 패키지가 새로워졌더라고요! 왜 새롭게 바뀌게 되었는지, 작업하시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는지 궁금해요.

바뀐 원두 디자인은 크게 블렌드와 싱글 오리진으로 나눠서 볼 수 있어요.


매월 다른 원두를 선보이는 싱글 오리진 원두 디자인은 "Bb가 고르는 원두의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이 질문에 데릭은 ‘로스팅’과 ‘낯섦’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정해 주었고 기존 ‘Bb Stencil’ 폰트를 변형해 새로운 싱글 오리진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장기적으로 볼 때 나중에는 폰트의 스타일을 보고 비슷한 계열의 원두임을 인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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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체의 굵기는 로스팅 정도를 나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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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체의 높이는 커피를 즐기는 공간의 거리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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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굵기와 높이에 따라 서체를 조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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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싱글 오리진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 완성. ©조준호Porter


원두 특징을 서체의 스타일로 표현하신 건 생각지 못한 디테일이네요. 그럼 벨벳화이트, 블랙수트 같은 시그니처 블렌드 원두는 어떤 기준으로 디자인하셨어요?

블렌드 디자인은 Bb의 오랜 동료 같은 원두라고 생각했어요. 블렌드는 원두 뿐만 아니라 콜드브루, 드립백에도 사용되어서 각 블렌드를 상징할 수 있는 심볼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요. 앞으로 콜드브루, 드립백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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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수트, 벨벳화이트, 몰트 원두카드 리디자인. ©조준호Porter


이렇게 보니 디자이너로서 커피 회사에서 일한다는 건 참 독특한 경험이네요.

한 마디로 힘들고 재밌어요. 저는 주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했기 때문에 타 직종 사람들과 깊게 얘기할 기회나 일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Bb에서는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 베이커가 새롭게 개발한 케이크, 로스터가 설명해주는 원두의 특징, 물류팀의 작업방식 등 디자이너로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을 하면서 많은 부분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니 저도 작업할 때 자연스럽게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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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판 수정 중인 포터. 매장의 디테일까지 포터의 손을 거친다. ©조준호Porter


식품에 관한 이해부터 공간, 커뮤니케이션, 제품까지. 포터는 정말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을 다루는 브랜드 디자이너네요. 저희 구독자분들 중에도 브랜드를 준비하거나 카페 같은 공간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분들을 위해 디자인 관점에서 조언 부탁드려요.

제가 디자인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 "좋은 디자인은 텍스트에서 시작된다!" 빈브라더스, 로아상, 옥션 시리즈 모두 텍스트에서 디자인을 시작했어요. 브랜드 또는 제품이 가진 성격과 매력을 키워드로 나열하고 이를 문장으로 만들면서 컨셉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좋은 디자인으로 이어지더라고요.


두 번째, 브랜드 무드 보드를 짜는 거예요. 우리 주변에 항상 이쁘고 멋진 디자인이 많다 보니 자칫 잘못하다 자신의 브랜드에 타 브랜드들의 디자인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요. 브랜드를 기획할 때 무드보드를 확실하게 짜고 그 이상을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자신만의 브랜드 디자인을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뉴비 모모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제가 3년간 경험한 팀Bb는, 하고자 하는 팀원은 지지해 주고 때로는 기다려 주는 팀이에요. 이런 숨겨진 팀의 매력을 널리 널리 퍼트려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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