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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좋은 공간#022. 인천점 오픈 프로젝트에서 고려한 세 가지

'정말' 좋은 공간
#022. 인천점 오픈 프로젝트에서 고려한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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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공간#022. 인천점 오픈 프로젝트에서 고려한 세 가지

FACT SHEET

제목 '정말' 좋은 공간<br>#022. 인천점 오픈 프로젝트에서 고려한 세 가지

글쓴이 성훈식 DD

발행일 2021/09/01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합니다. 출근길에 긴팔 셔츠를 챙기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날들이에요. 로스터리 3층 사무실에서 레터를 쓰고 있자니 슬레이트 지붕에 닿는 빗소리가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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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에는 인천 앨리웨이와 로아상 서울 매장이 차례로 오픈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새로운 매장이 생길 거라는 프로젝트 공지가 뜨면 어떤 그림이 될지 상상해보곤 해요. 직접 하라면 막막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경험은 근사합니다. 설계도가 나오고, 시뮬레이션된 컨셉 시안이 공유되고, 실제로 구현되는 현장까지. 수고하는 프로젝트 팀원들의 노고에 우레와 같은 응원과 박수를 보내면 되니 마음 편한 자리이지요.


오늘은, 제겐 가장 막막하게 느껴지는 '매장 오픈의 시작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인천 앨리웨이 매장을 기획한 성훈식 디렉터(DD)의 이야기입니다. 인천 앨리웨이 카페를 기획할 때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는지 내부에 공유하려고 정리해둔 문서를 레터로 먼저 가져왔거든요.


커피회사에서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때 어떻게 기획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해보실 수 있을 거예요. 창업을 염두에 두고 계시거나 브랜딩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해봅니다. 아참, 마지막에 DD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면 남겨주세요. 9월 중에 답변을 모아 담아볼게요.



인천점 오픈 단상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메일로 인사드리는 DD입니다. 올해 상반기 Bb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인천점의 이전 오픈이 6월 마지막주에 이르러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새 매장을 만드는 프로젝트였지만, 팀이나 고객 관점으로 생각하면 기존 인천점을 이어나가는 것이기에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그래서 유독 더 어려운(?) 프로젝트였어요.


아직 오픈일로부터 두달이 안된 신상카페(?)지만, 동네에 빠르게 녹아드는 팀의 모습을 보며 안도감 이하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하네요.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프로젝트 매니저(PM)로서 여러분과 나누면 좋을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볍게 회고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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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팅하기 

다들 브랜드 세션을 기억하시나요? 처음 빈브라더스 합정 매장이 생겼을 때의 컨셉에 대해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수산시장이 주는 경험처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홀세일 플레이스로써 만족스러운 공간을 만들자.

•  단순한 카페를 넘어, (바리스타가 주연이 되는) '스테이지'가 되자.


매장 오픈 프로젝트에서, 저희는 보통 두 가지 컨셉을 고려합니다. 고객 관점에서의 컨셉, 그리고 우리 팀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컨셉이요. 그리고 그 컨셉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것도 있지만, 운영체계나 주문 경험처럼 무형적으로 구현되는 것도 많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14년 5월 오픈한 합정점에 이어 같은 해 7월에 오픈했던 인천의 가좌동 매장은 사실 컨셉팅에서 그다지 고민할 것이 없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카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카페를 열었으니까요. '정통 카페'라고 한다면 어색한 표현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인천점을 잘 표현하는 설명인 것 같아요. 당시의 가좌동은 스타벅스 하나 없는(tmi: 지금도 없습니다) 카페 자체가 드문 동네였기에, 매장을 여는 결정 자체가 다소 모험적이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분들께 두 가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호사스런 칭찬(?)과, 여기서 카페해서 장사가 되겠냐는 애정가득한 우려 이렇게요.


지난 7년 동안 가좌동에도 그리고 인천에도 많은 카페들이 피어났습니다. 서울만큼이나 인천에 충분히 훌륭한 커피를 내는 곳들이 많이 생겼죠(ex. 인천 구월동의 커먼커피).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이사가는 것이더라도) 새로이 오픈하는 공간은 '기본기 탄탄한 정통 카페' 다음 단계의 미션인 '커피 커뮤니티를 리드한다'를 잘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21년 지금 시점의, 브랜드 방향성에 부합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


브랜드 가이드라인은 목적 없이 읽을 때에는 마냥 뻔하게 느껴지는 내용이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꺼내어 보면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잡아주는 말 그대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일부 발췌하여 여러분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전체는 여기 아카이브 페이지의 브랜드 코너에서).


 프로젝트 고려 사항 1. 브랜드 가이드라인

미션

ㅁ 커피로 연결되는 탁월한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2021~) 

ㅁ 커피와 바리스타에 대한 인식을 바꿉니다. (2013~2020)

핵심 아이덴티티 : 시간을 초월하는 빈브라더스의 핵심 요소 


1. 팀 : 커피 전문가들로 구성된 빈브라더스는 커피 커뮤니티를 이끄는 커피 가이드로서, 탁월한 커피 및 커피 경험을 꾸준히 선도합니다.


2. 관계 : 빈브라더스와 고객들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관계를 넘어 커피로 연결된 커뮤니티에 가까우며, 서로를 환대하고 편안히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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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가이드인 팀 : 활기차게 업계를 선도하는 커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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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시장에서 맺는 관계 : 커피 커뮤니티의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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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미션 반영하기 


브랜드의 미션을 구체적으로 프로젝트에 반영해봅니다. 원하는 대로 구현되었을 때의 모습(End Image)을 생각해보는 것이죠.


• 현재 잘 형성되어 있는 인천점의 고객 커뮤니티가 매장 이전 이후 더 활발하게 운영된다.

예전보다 고객들이 바리스타 팀과 더 잘 연결되었다고 느낀다면, 그리고 바리스타들이 고객들과 더 가까워졌다고 느낀다면 커뮤니티 플레이스로서의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인천점에 방문할 때마다 팀에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이야기지만, 만약 바리스타들과의 연결 뿐 아니라 단골 고객들이 서로 더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 커피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손쉽게 진행되는 공간이다.

그동안의 카페 오프닝 프로젝트에서는 탁월한 커피를 제공하는 일, 즉 커피 바의 오퍼레이션(커피의 제조 및 판매)을 공간 설계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 두었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탁월한 커피 경험의 제공—고객들이 공간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손쉽게 경험하는 것—에 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공간을 기획하였습니다.


그동안 Bb는 크고작은 수많은 커피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해왔는데, 이를 손쉽게, 그리고 적절하게 담아내는 공간은 부족하다고 느꼈으니까요.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서의 커피 콘텐츠가 손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프로젝트에 얼마나 잘 반영되었는가에 대한 평가는 커피 커뮤니티의 핵심 멤버인 저희 바리스타 팀이 누구보다 잘(혹독하게) 평가하겠죠? 좋은 점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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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평가위원 1 — 김필은 바리스타 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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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평가위원 2 — 배정화 바리스타 Para


프로젝트 고려 사항 2. 로컬리티의 반영 : Great Good Place 

탑다운 방식인 브랜드 가이드라인에 더해, 이번 프로젝트에서 추가적으로 더 고려하고 싶었던 것은 '로컬리티'의 반영입니다. 로컬이라는 단어는 코로나 이후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기도 합니다만, Bb는 이전부터 인천 가좌동에서의 경험을 통해 지역에서 카페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저희가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 코스모40 또한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는 재생 프로젝트이기에, 더 많이 관심가는 주제이기도 하구요(관련 내용은 코스모40 기획 이야기 에서).


관련하여 인상깊게 읽었던 책을 여러분에게 소개할까 하는데요, 레이 올든버그라는 사회학자가 쓴 <제3의 장소> (원제: The Great Good Place)라는 책입니다. 초판이 1999년에 나왔다고 하니, 20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발행된 셈입니다(물론 저는 번역본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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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Good place> Ray Oldenburg,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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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인 <제3의 장소>, 2019, 풀빛


'제3의 장소'라는 번역서 제목은 마케팅 목적으로는 훌륭한 제목이지만, 저는 원제인 'Great Good Place'가 책의 주제를 더 잘 드러내는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하나의 관점에서 와우wow할만한, 혹은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Fancy Place가 아니라, 그 반대편에서 힘을 빼면서도 Great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 있는, '탁월한' Good Place라는 개념을 생각해보게 되거든요. '좋음이 탁월한 장소'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책에서는 Great Good Place라는 개념을 아래와 같은 키워드로 설명합니다.


Great Good Place

• '정말' 좋은 장소

• 제3의 공간: 집, 사무실 이외 자주 올 수 있는 편안한 곳, 동네의 약속 장소

• #포용적, #남녀노소, #로컬, #느슨함

• 과하지 않은, 점잖으면서도 적절한 유쾌한 무드

• 대화하기 좋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몰입하게 되는 공간

• 긴장이 풀리며 에너지를 되찾는, 낮에 커피를 마셔도, 밤에 와인을 마셔도 어울리는 분위기


참, 고민 끝에 도출되는 이러한 고려사항들은 문서로 정리하여 프로젝트 협업 파트너분들께 전달드리곤 합니다. 위 Great Good Place의 개념 또한 실제로 공간을 만들어주신 디자이너분들께 드렸던 요청 중 하나였습니다. 최근 많이 쓰는 '슬세권'이라는 키워드가 위 개념과 연결될 수 있겠네요. 슬리퍼를 신고 와도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내 생활반경 안에 있어 더욱 자연스레 자주 찾게 되는 장소.


그동안 Bb가 했었던 공간 프로젝트들이 과감함(bold)을 주요 키워드로 삼고 실험적인 시도들을 더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요 동인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힘을 빼는 실험(?)을 주요 동인으로 삼았습니다. 자극적인 공간이기보다 편안한, 그래서 더 커피에 (그리고 상대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탁월한' 좋음이 있는 공간을요.


프로젝트 고려사항 3. 존재감 있는 커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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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요청사항은, 커뮤니티 - 우리 팀과 우리 고객들 - 에 더 좋은 커피 바를 선물하는 것. 1, 2번의 고려사항과 조금씩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브랜딩에서만큼은 겹치며 강화되는 것은 좋은 것이니 봐주세요.


존재감 있는 커피 바(Bar Presence)

• 방문한 사람이 매장을 생각할 때, 바bar 와 바리스타가 첫인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다.

• 처음 매장에 방문한 고객도 바에 앉아보고 싶은 느낌이 든다.

• 실제로 바에 앉았을 때 편안하다(바리스타 공간과도 잘 구분되어 있다).

• 바리스타가 주도하는 커피 컨텐츠가 잘 얹혀질 수 있는 공간이다.

  - 소극적: 잠깐 들러서 바리스타와 가볍게 이야기나누며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일어서는 느슨한 경험

  - 적극적: 커뮤니티 프로그램 (ex. 클래스) 혹은 하이엔드 프로그램 (ex. 오마카세 커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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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빨리 일상으로의 복귀와 함께, 즐거운 커피 생활을 누리는 Bb인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타 단상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브랜드"라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게 됩니다. 카페로서 브랜드의 본질은 어디에 있을까요? 커피 회사로서 브랜드의 코어는 무엇일까요? 이번 인천점의 이전 오픈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Bb는 장소성에 기반한 브랜드이기보다는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관계성에 기반한 브랜드로 무게중심이 점점 옮겨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 생각이 아니라 느낌인가 하면, 가오픈한 주말부터 찾아와 반갑게 인천 바리스타 팀과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단골 고객들을 보면서 느꼈던 바이거든요. 지속가능하게 훌륭한 커피를 하고자 하는 팀과 그걸 알아봐주시고 인정해주시는 고객들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여러 감정들,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를 넘어서는, 애정 혹은 존중을 바탕으로 한 끈끈한 관계.


커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는 좋은 탤런트를 지닌 팀으로서 커뮤니티와 함께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다면, 단기적인 굴곡이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훌륭한 성취가 있는 즐거운 여정이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바에 앉아 있으면서 (팀이 받는 이상으로) 흠뻑 받았습니다.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여러분과도 함께 나누기 위해 이렇게 레터에도 적어둡니다.


P.S. 공간을 멋지게 만들어주신 맙소사 병국님과 원투차차차 의현님께, 이 레터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빈브라더스 앨리웨이 인천

• 스페이스 디자인 | 맙소사(marcsosa)

• 가구 | 원투차차차(onetwochachacha) </a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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