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바리스타의 내 몸 자가보수법<br>#015. 자주 생기는 4가지 증상 & 관리 매뉴얼
글쓴이 김재윤 Jayce, 김소연 Soy
발행일 2021/07/07
장마의 시작입니다. 카페에서는 걸레질로 바빠지는 시즌이에요. 비 오는 날 아픈 곳 없이 건강하신가요?
바리스타팀 리드인 김재윤 바리스타(이하 제이스)는 건강을 포함한 자기관리에 엄청나게 철저합니다. 하는 일이 제일 많은 멤버 중 하나임이 분명한데, 직접 건강한 식단으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부지런함까지. (비건이면서 맛있어보이기까지 해서 로스터리 비건 멤버들이 탐을 냅니다.)
그런 제이스가 아팠던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그러다가 '우리 바리스타 팀에서 자주 보이는 대표적인 직업병들 모아서 뽀개볼까요?'로 이어졌죠. 제이스가 시작한 '나를 위해 시작한 리서치'의 확장판이 만들어졌습니다.
직업에 따라 자주 쓰는 몸 근육과 마음 근육이 있죠. 선생님은 말을 많이 하니까 성대에 무리가 가기 쉽고요. 학생이나 사무직은 종일 앉아있다보면 목과 허리 상태가 영 아닙니다.
오늘은 제이스가 바리스타로 일할 때 몸에 무리가 가기 쉬운 곳, 그래서 생기기 쉬운 증상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집중해서 일하다보면 내 몸 챙기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 오래오래 건강하게 일해요.
'서 있지 마세요.' 같은 비현실적인 가이드 대신, 오늘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작은 팁과 예방할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들, 제이스와 함께 시작합니다!

by 김재윤 바리스타 Jayce, 바리스타팀 리드
어느 때부터인가 발바닥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서 있는 자세가 무척 부담스러워져서 편한 자세를 찾다 보니 바에 기대거나 삐딱하게 짝다리로 서있게 되더라고요. 그랬더니 발만이 아니라 무릎과 허리에서도 조금씩 뻐근함이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오늘 하루가 바빠서 피곤한 건가보다 싶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발등으로 이어져서 안 되겠다 싶어 가까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그 전부터 동료들로부터 '하지정맥류'나 '족저근막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거든요. 늦기 전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고 싶었어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말씀, "굳은살입니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다 보니 특정 부분에 굳은살이 과도하게 많이 생긴 거라 하시더라고요. (하하핳 이놈의 살이란 녀석..) 이어지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세상 비현실적이더라고요. "오래 서 있지 말고 누워서 쉬세요." (나도 눕고는 싶지 말입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 특성상 우리는 오랜 시간 서서 일하고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 중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신체적으로 약하거나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부위는 지치고 마모되기 마련이죠.
그럼 어떻게 할까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미리 운동으로 관련 근육을 꾸준히 유지해주면서,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평소에 살펴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겠죠? (하루 이틀 일하고 쉴 게 아니라면요.)
저도 주변의 바리스타들의 앓는 소리와,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으면서 미래를 생각하다 보니 건강과 관련된 자료를 종종 찾아보게 되는데요. 오늘은 몇 가지 바리스타들이 자주 만나는 병 네 가지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니 정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귀엽게 봐주시길!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답장 보내주시면 참고해서 업데이트 해둘게요. 😉

이게 뭔지 모르는 분들도 실제로 보면 익숙하실 거예요. 혈관이 유독 잘 보이는 다리, 생각나시나요?
'하지 정맥류'는 다리에 생기는 혈액순환장애 중 하나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생물시간을 떠올려봅시다. 피가 심장에서 출발해 동맥을 통해 다리로 가고, 나갔던 피들이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오게 되죠. 이때 정맥 안에서 위로 피를 밀어올려주는 '판막'이 상하면, 심장으로 피가 올라가지 못하고 고이게 됩니다. 혈관이 고이는 곳이 울퉁불퉁 뭉치면서 다리 피부에서도 드러나보이는 거예요.
처음에는 다리가 붓거나 무겁다는 느낌, 저리다는 느낌이 들어요. 유전적 원인도 있지만, 오랫동안 한 자세로 있을 때 생기기 쉽습니다. 바리스타처럼 오래 서있을 때, 혹은 사무직처럼 오래 앉아있을 때 모두 발생하기 쉬우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꾸준하게 움직이는 것이 혈액순환에 좋다는 말!)
증상이 있는데도 방치하면 더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해요. 다리가 자주 붓고 저리다면 바쁘고 피곤해도 미루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는 부모님같은 말을 하게 됩니다. 심한 경우 수술을 받기도 하지만, 초기에는 정맥류 스타킹을 신거나, 정맥순환 개선제 같은 약으로도 개선되니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사전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겠죠? 도움이 되는 방법을 같이 살펴봅시다. 🙂
어떻게 예방할 수 있어요?
1.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있지 않기.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같은 부위가 압박되니 혈액순환에 방해가 됩니다. 틈틈이 홀도 둘러보고 매장 앞에 쓰레기도 줍는다면 다리도 챙기고 매장도 깨끗하게 관리하고 일석이조겠죠? (매장이 복층 구조라면 당신은 행운아!)
2.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면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지금 신고 이 글을 쓰고 있어요.) 가장 아랫부분인 발목에 가장 강한 압력을 주고 → 허벅지로 올라갈수록 약한 압력을 가하여 아래로 내려온 혈액이 위로 잘 올라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게 힘을 보태주는 거죠.

오래 서 있거나, 운동을 과하게 하거나, 오목발이나 평발이 있으면 더 쉽게 생긴다고 하는데요. 하지 정맥류와 마찬가지로 오래 서서 일하는 바리스타에게 생기기 쉽겠죠. (두발 동물의 애환ㅠ)
하루 아침에 갑자기 오기보다 서서히 발생하는 게 특징이고요. 아침에 일어난 직후 처음 몇 발자국을 걸을 때 심하게 아프다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밤 사이 수축된 '족저 근막'이 발을 디딜 때 갑자기 늘어나서 아픈 거거든요. 더 진행되면 오래 걷거나 운동을 한 후에도 아플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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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 족저 근막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인천팀 바리스타 한 분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발바닥이 아픈 지 4년 정도 됐어요. 계속 아픈 건 아니고요. 괜찮아진 건가 싶다가 갑자기 아파지기도 해서 병원에 가다 말다 하고 있어요. 한의원 침, 정형외과 물리치료, 도수치료 다 해봤지만 서 있는 직업이다 보니 뭘 한다고 한 번에 나아지는 건 없었어요.
대신 제게 도움이 되었던 몇 가지를 나눠보자면,
1. 팀원들에게 상황 이야기하기 팀원들한테 제가 아픈 걸 이야기해야해요. 그래야 배려를 해줘요. 이건 미안한 게 아니에요. 아파서 끙끙대는 것보다는 나아요. 혹시 가려져 보이지 않는 바에서 일하고 있다면 앉을 수 있는 높은 의자를 갖다놓고 잠깐씩이라도 앉는 것도 효과가 있고요.
2. 운동 + 물리치료 꾸준히 하기 정 아픈 날에는 진통제를 먹는데요. 계속 약을 먹을 순 없으니 운동을 해야 해요. 저는 기본적인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 정도인데도 전반적으로 통증이 줄었어요. 물리치료도 함께 하고 있고요.
3. 푹신한 신발 신기 그리고 의사 선생님 말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푹신한 신발 신고 일하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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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넘도록 계속 심하게 아픈 게 아니면 대부분 약이나 물리치료, 운동처럼 꾸준한 관리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단, 초기에 치료하는 게 완치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우리 미련하게 아픈 채로 버티지 맙시다.
너무 꽉 끼는 신발 X, 뒷굽이 너무 낮거나 바닥이 딱딱한 신발 X → 넉넉한 크기의 약간 높은 굽의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적고 보니 크ㅇ스가 생각나지만... 운동화 중에도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습관에 따라 재발하는 경우가 잦다고 하니 (그리고 누워있을 순 없으니)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우리의 발을 아껴줍시다.

a.k.a. 위식도역류질환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명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가장 흔한 위장병입니다. 바리스타들 중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갖고 있고요. 지금까지 커피를 많이 마셔서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조사해보면서 그게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커피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마시는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지요.)
위에만 있어야 할 게 식도를 통해 거꾸로 올라와서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겁니다. 목으로 신물이 올라와 쓴맛, 신맛이 느껴지거나 가슴이 쓰린 게 대표적인 증상이에요. 그런데 사실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이 훨씬 많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속이 불편하신 적이 있다면 다음 건강검진 때는 위내시경을 받아서 함께 살펴보는 게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명치가 막힌다, 윗배나 헛배가 부르고, 왼쪽 명치가 아프다, 목에 이물감이 있다 등.
왜 생길까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기호식품 중 건강에 안 좋다는 모든 게 원인입니다. — 과식, 야식, 커피, 밀가루 음식, 기름진 음식, 술과 담배. 그런데 당황스러운 건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그 결과 생기는 비만이라는 건데요. 정상체중이라 해도 복부비만이라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때때로 스트레스 풀리는 맛을 즐기면서도 몸이 건강하려면, 평소엔 몸에 좋은 음식으로 포인트를 쌓아놓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음식이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과관계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거예요. 사람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니까 내가 먹고 불편한 음식을 피하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습니다. 커피도 누구는 신 커피(약하게 로스팅된 커피)에 불편함을 느끼고 누구는 쓴 커피(강하게 로스팅된 커피)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하니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몸의 반응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바리스타 분들이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규칙한 생활패턴에서 오는 식습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커피를 많이 마시는 건 기본이고, 2. 식사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3. 종종 편하지 않은 환경에서 식사하게 되는 습관(개인 매장을 하는 경우 더더욱)이 위장에 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죠.
쉽지 않겠지만 내 몸에 좋은 걸 제때 먹어주는 것. 가능한 선에서라도 해간다면 보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일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렸을 때 하던 '손에 전기 오르게 하기' 놀이 생각나시나요? 10-20초 동안 붙잡고 있는 동안 눌렸던 혈관과 신경이 풀리면서 하얗던 손에 혈색이 돌면서 찌릿합니다. 그런데 평소 습관적으로 손목이 틀어져있는 자세로 오랫동안 있게 되면 신경을 누르고 있는 상태가 몇 초가 아니라 몇 시간, 몇 일, 몇 달에 걸쳐 반복되는 거예요. 이번에는 그럴 때 발생할 수 있는 손목 터널 증후군에 대하여 이야기해 볼게요.
하루에 100잔 넘는 커피를 제조하는 우리의 손도 그런 피로에 노출됩니다. 손목 안에는 터널같은 관이 있어요. 그 속으로 척추에서 손끝까지 이어지는 신경다발이 지나갑니다. 그 부위가 눌려 좁아지면 신경이 눌려 손목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심해지면 아파지기도 하는데 이게 손목터널증후군입니다.
사실은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무직에서 훨씬 더 흔하다고 하는데,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 중 반복되는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도 충분히 생길 수 있으니 커피 하시는 분들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빈브라더스 바리스타팀 교육자료에서도 커피 제조에 사용되는 탬퍼에 대하여 쥐는 방법과 사용 시 자세에 대하여 자세하게 안내를 하고 있어요. 반복적으로 하는 동작인 만큼 손목 피로도에 직결되니 좀 더 몸에 편안한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니까요.
아, 그리고 손목의 터널 자체가 눌려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요. 틀어진 자세 때문에 어깨 혹은 손목 중 다른 부위에서도 정중신경이 압박되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니 전반적인 자세가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바리스타라면,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손목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는 것, 평소 탬퍼를 쥐는 자세 습관을 잘 잡아주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가끔 이런 고민을 해봅니다. 나는 언제까지 바bar에서 지금처럼 일할 수 있을까? 마흔이 넘어서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바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바리스타로 근무하기 전 레스토랑에서 일한 것까지 햇수를 세어보면 대략 16년 정도 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다행히 아직까지는 크게 아픈 곳 없이 해나가고 있어요.
아플 시기를 미리 알고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럴 순 없을테니 이번 기회에 잘못된 습관을 고쳐보기로 마음을 먹어봅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기!' 차원에서 내 몸을 좀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의 근육도 기르고 말이죠.
그러면 적어도 몇 년은 더 활력 있게 고객 앞에 서 있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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