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손님이 제 번호를 물어보는데 어쩌죠?<br>#005. 잘 거절하는 법 & 훌륭한 커피의 기준
글쓴이 김지혜 Summer, 김소연 Soy, 김민수 Derek
발행일 2021/04/28
안녕하세요. 소이입니다.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거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봅니다. 여러분은 거절 잘 하시나요? 저는 잘 못 하는 편이에요. 심지어 '이건 아니지' 열 번 생각하고는 '네 좋아요.' 하고 입틀막...하는 황당한 일도 있습니다.
하물며 사회초년생 때는 훨씬 더 어려웠어요. 거절 못 해서 하면서 괴로워하거나, 거절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진을 빼거나, 둘 중 하나였죠.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싫은 걸 싫다고 말하는 뻔뻔함을 배워가고 있습니다만 아직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아래와 같은 것들이 마음으로 와닿고도 실제로 할 수 있게 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어요.
1. 상대방은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정도로 가볍게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는 것
2. 거절하고 말고와 상관없이 나를 좋아할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할 사람은 싫어한다는 것
3.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도 내가 억지로 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
4. 그게 아닌 사람이라면, 내가 마음 써가면서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는 것
혹여 비슷한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아래에 이어지는 썸머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오늘 레터는 이런 분께
• 손님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던 분
• 좋은 커피의 기준이 뭘까 궁금한 분
• '커핑 프로토콜에 대한 궁금증' 1편을 흥미롭게 읽은 분
#고민상담소 | 내 번호를 묻는 손님에게
1년차 바리스타 어쩌죠 님의 고민
"단골손님이 맛있게 마셨다고, 고마워서 보답하고 싶다면서 핸드폰 번호를 물어봤어요. 괜찮다고 웃어 넘겼는데 다음에 또 물어보면 어쩌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해요."
저와 팀의 경험을 돌아보면, 남성 바리스타의 친절함과 여성 바리스타의 친절함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돌아오는 경우를 보게 돼요. 남성 바리스타가 상냥하게 응대하면, 프로다운 모습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 바리스타가 똑같이 응대했을 때, ‘혹시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걸까?' 혹은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면 이렇게 친절한 사람이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오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바리스타의 잘못이 아니에요.
처음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 중에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이 좋고, 사람을 만나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서비스직을 선택하곤 하죠. 주니어 바리스타일 때는 특히 뭐든 잘 해내고 싶고, 잘 들어주고 싶고, 고객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쉽게 거절을 못하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데 얼떨결에 번호를 주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거절하고 싶다면 다른 걱정하지 않고 확실하고 간결하게 얘기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개인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어요."
'그냥 친구로 지내자거나 커피 좀 물어보려고 하는 건데 내가 자의식 과잉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자세한 사유를 얘기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고객이 기분이 나빠져서 회사에 누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팀원도 있었고요. ’단호하게 거절하면 무안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하죠. 하지만 오히려 단호하고 확실한 거절이 가장 예의를 갖추는 방법이 될 수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가 어디까지일까’를 명확하게 생각해보면 기준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모든 요구에 응하는 것이 서비스는 아닐테니까요.
제 생각에 바리스타는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자, 커피로 좋은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에요.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뚜렷하게 세워본다면 조금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 잠깐, 만약 어쩌죠 님도 더 알고 싶어지는 분이었다면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지 않으셨겠죠? Bb의 바리스타들 중에도 그렇게 지금의 연인을 만난 경우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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