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COE #1 미카바 게이샤 내추럴
COLOMBIA COE #1 MIKAVA GEISHA NATURAL
테이스팅 노트 레드와인, 캐러멜, 라임, 아카시아
가공 무산소 내추럴
품종 게이샤
출시년월 2019년 12월
카테고리 옥션시리즈
No. 2
MIKAVA
미카바는 업력 6년의 젊은 농장입니다. 콜롬비아의 많은 농장들을 제치고, 6년 밖에 안 된 농장이 컵 오브 엑셀런스(Cup of Excellence)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미카바의 농장주가 콜롬비아인이 아니라 미국인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커피 사업을 하다가 콜롬비아로 이민을 간 폴 도일(Paul Doyle)이라는 사람입니다.
폴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미카바는 산투아리오(Santuario)와 마르셀라(Marsella)라는 2개의 농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총 6헥타르 정도 되는 부지에서 매년 8톤 규모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GESHA NATURAL
게이샤 품종은 2004년, 베스트 오브 파나마(Best of Panama)라는 파나마의 커피 경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하시엔다 라 에스메랄다(Hacienda La Esmeralda)라는 농장이 게이샤를 출품하여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였습니다. 당시 베스트 오브 파나마의 심사위원들은 게이샤를 맛보고 ‘파나마 커피 중에 에티오피아 커피가 하나 섞여있다’며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이후 게이샤는 파나마 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 다른 나라에도 퍼지게 되었습니다. 미카바의 커피는 내추럴 가공을 한 커피입니다. 콜롬비아 COE의 20년 역사상 단 한 번도 내추럴 커피가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었는데, 미카바 농장이 최초로 그 벽을 깼고 콜롬비아 COE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인 92.71을 받았습니다.
<INTERVIEW>
로스터 제임스와 케이브(이하 Bb)가 콜롬비아에서 미카바의 농장주 폴을 만났습니다.
Bb
콜롬비아 현지인이 아닌, 미국 출신의 콜롬비아 농장주를 만난 것은 처음이에요. 어떻게 콜롬비아로 넘어와 커피 농사를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PAUL
원래 포틀랜드의 대학에서 기술 공예 교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졸업 후 몇 년 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커피를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죠. 손으로 직접 커피를 판매할 카트를 만들고, 커피 머신을 구매한 후 커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확장하면서 어엿한 에스프레소 바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직접 로스팅도 하고 도매와 소매 사업도 하게 되었죠. 이후 친구와 함께 동업으로 로스터리를 시작했는데 이때 ‘포틀랜드 컵(Portland Cup)’이라는 지역의 명성 있는 로스팅 상을 탔습니다.
로스터리 사업이 순항 중인 와중에 콜롬비아를 방문했다가 단숨에 사랑에 빠졌습니다. 콜롬비아를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가족들의 격려를 받으며 미국 커피 사업 지분을 정리하고 콜롬비아로 이사를 갔어요. 벌써 12년 전의 일이네요. 제 아들 케빈도 저를 따라 6년 전에 콜롬비아에 왔고, 아름다운 아내 마르셀라를 만났습니다. 지금은 가족이 함께 농장을 꾸리며 커피를 같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Bb
내추럴 커피가 콜롬비아 COE 1위를 차지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저희도 마셔보고 훌륭한 클린컵에 깜짝 놀랐어요. 이 커피의 가공 과정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PAUL
수확 이후 체리가 충분히 잘 익었는지 확인하고 선별하는 작업을 엄밀하게 진행합니다. 무산소 환경의 탱크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후 물에 담궈 발효를 합니다. 이러한 가공방식을 탄소침용법(Carbonic Maceration)이라고 합니다. 이후 야외 베드에서 1주일 동안 말리고, 온실에서 몇 주 동안 건조합니다. 온실에서 생두가 수분함량 11-11.5%에 도달하면 가공 과정이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몇 주에 걸쳐 정성스럽게 가공된 게이샤는 복합적이고 섬세한 향미를 갖게 됩니다.
Bb
한국에서는 탄소침용법으로 생산한 커피를 접할 일이 많지 않은데 어떤 가공방식인가요?
PAUL
와인 업계에서 1870년대부터 향을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해온 가공방식입니다. 커피 업계에서는 최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포 사이의 발효를 유도함으로써 향을 증폭하는 원리입니다. 가공 환경에 산소가 없기 때문에 곰팡이나 박테리아의 번식을 차단해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미카바 농장에서는 지난 몇 년간 탄소침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게이샤와 탄소침용법의 궁합은 정말 좋습니다. 이번에 COE 1위를 차지한 랏은 43시간 동안 발효시킨 결과물이지만, 130시간 정도 발효시킨 랏도 있습니다. 그 커피에서는 바닐라 리큐르 같은 향이 진하게 납니다.
Bb
어떻게 COE에 커피를 출품하게 되셨어요? 처음부터 COE 출품을 염두에 두고 생산하신 건가요?
PAUL
저는 로스터 출신의 농부입니다.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이샤와 수단 루메, 티피카와 같은 고품질의 품종 중심으로 재배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COE에 출품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평소 교류를 하던 농장주들이 저의 커피를 마신 후 권유해서 출품하게 된 것이죠. 그때 이야기를 해준 이바게(ibague) 지역의 인시그니아 커피(Insignia Coffee) 농장주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Bb
이 커피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로스팅과 추출방식이 있으세요?
PAUL
게이샤는 섬세한 커피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로스팅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조금만 로스팅 정도가 높아져도 섬세한 향과 개성을 잃게 되죠.
사이폰이나 에어로프레스로 추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이폰은 게이샤의 복합적인 향을 잘 이끌어냅니다. 콜드브루로 내리면 아이스티처럼 즐길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