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출연한 팟캐스트 〈A Bit Personal〉을 들었어요. 호스트 조디 셸튼(Jody Shelton)이 기술 업계 리더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인데요. 오랫동안 그녀가 반도체 업계에서 활동해온 덕분인지,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하고 대화의 깊이도 남다릅니다. 첫 게스트로 젠슨 황이 출연했어요.

그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젠슨 황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쉽고 가볍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1시간이 넘는 대화였지만 끝까지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한참 재미있게 듣고 있었는데, 인터뷰 막바지에 호스트가 던진 질문 하나가 귀에 꽂혔어요.
“당신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좋은 인터뷰의 마무리로 이 질문을 던진 것이 무척 아쉽더라고요. 사실 방송에서 비슷한 질문이 오가는 장면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어요. 일론 머스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 호스트도 있었고, 빌 게이츠에게 일론 머스크가 제2의 스티브 잡스인지 묻는 진행자도 있었지요. 일론 머스크는 망설임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치고 똑똑한 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했고, 빌 게이츠는 차분하게 두 사람이 얼마나 다른 유형인지 설명했었는데요. 어떤 질문을 해도 들을 만한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계속 등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젠슨 황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요? 오늘 레터를 쓰게 된 것은 바로 그의 답변이 무척 흥미롭고 울림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AI 시대의 똑똑함을 어떻게 다시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주는 내용인 것 같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자, 같이 한번 읽어보실까요.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이 누구냐고요? 그 질문에는 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는 ‘똑똑하다’는 것을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문제를 잘 해결하며, 기술적으로 능숙한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이제는 ‘원자재(commodity)’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곧 인공지능이 그 영역을 가장 쉽게 해결해내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또 다른 예를 들어볼게요. 한때 모두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가장 똑똑한 사람이 하는 직업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가장 먼저 해결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바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입니다.
앞으로 ‘똑똑함’의 정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꽤 다를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똑똑함’이란, 기술적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공감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으면서, 말해지지 않은 것(the unspoken)과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the unknowable)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모퉁이 너머를 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짜 똑똑한 사람이며, 그들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분위기’를 느낀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 먼저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그 분위기라는 것은 데이터 분석, 근본 원리(first principle)에 대한 이해, 삶의 경험, 지혜, 그리고 타인을 감지하는 감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집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정의하게 될 ‘똑똑함’은 바로 그 바이브(vibe)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SAT 시험에서는 형편없는 점수를 받을 수도 있겠죠."
지난 몇 년 사이, AI는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이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AI 시대에 자신의 일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지, 또 스스로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를 지나고 있죠. 젠슨 황이 말한 ‘똑똑함’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앞으로 우리가 커리어와 비즈니스를 어떻게 설계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작은 힌트를 건네는 듯해요.

©
저는 똑똑함의 두 축으로 기술적 통찰력과 함께 ‘인간에 대한 공감’을 이야기한 그의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읽어내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건네는 능력은 언제나 중요했지만, AI 시대에는 그 가치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능력 또한 앞으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