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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
#147. 빈보야지 탁승희 대표 인터뷰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 #147. 빈보야지 탁승희 대표 인터뷰

작년 말, 한 행사장에서 빈보야지 탁승희 대표님을 우연히 만났어요.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는데, 생각해 보니 5년 전쯤 스치듯 인사를 나누고 처음 뵙는 거더라고요. 아무래도 승희 님이 Bb레터의 오랜 독자셔서 제 마음속에 유대감이 쌓여 있었나 봐요.


빈보야지(Bean Voyage)는 중남미 여성 커피 농부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이에요. 2022년 Bb레터에 실린 탁승희 대표님의 기고문 <커피 농부들과 함께 꿈꾸기>를 통해 소개해 드린 적이 있어요. 코스타리카 여성 농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고, 한창 멕시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시기였죠.


오랜만에 만난 김에 승희 님과 커피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날 대화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느꼈던 건 빈보야지를 이끌어 온 승희 님의 리더로서의 면모였는데요. 문제를 해결할 때는 전략적이고 민첩하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따뜻하고 다정한— 어디서 쉽게 보기 힘든 리더의 모습이 보였죠.


보석을 발견한 기분으로, 그리고 팬심을 담아 Bb레터를 위한 인터뷰를 요청드렸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엇을 여쭤보면 좋을지도 잘 모르는 상태였지만 일단 요청부터 드리고 보았죠. 다행히도(?) 빈보야지의 보고서에 사업 활동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예전 보고서부터 최근 것까지 하나하나 읽다 보니 어떤 질문을 드려야 할지가 명확해졌어요.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저는 좋은 힌트를 많이 얻었답니다.)


인터뷰 당시 승희 님이 멕시코에 계셔서 저희는 화상으로 만났어요. 2시간 동안 나눈 대화라 나름 열심히 추렸는데도 분량이 제법 되네요. 20분 이상 시간이 있을 때 한 번에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의미 있는 20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서두가 길었죠. 그럼 이제 승희 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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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사업으로서의 빈보야지


Derek 승희 님 안녕하세요, 한국은 아침 9시라 저는 아직 잠이 좀 덜 깬 상태인데, 멕시코는 이미 저녁이죠.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어요?


SungHee 안녕하세요. 마침 팀 전체가 쉬는 날이라 서점에도 다녀오고 달리기도 하면서 모처럼 방학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Derek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셨다니 반가운 마음이에요. 인터뷰 전에 확인해 보니 예전에 승희 님이 Bb레터에 기고하셨던 게 딱 3년 전이더라고요. 빈보야지의 코스타리카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멕시코 프로젝트를 이제 막 시작한 시점이었고요.


지난 레터에서는 빈보야지가 시작된 배경과 목표를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사업적인 차원에서 빈보야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했어요. 미션을 잘 선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자금과 팀도 필요하고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빈보야지가 그동안 수면 아래서 쳐온 발장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했어요.


SungHee 네, 좋아요. 제가 요즘 고민하는 주제이기도 해요. 평소에 경영 관련 책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 있어서 서점에 다녀온 거였거든요. 오늘 이 주제로 이야기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웃음).


Derek 그래도 늘 마음 한편에 생각하고 계셨을 것 같아요.


SungHee 맞아요. 어떨 때는 팀에 이슈가 있고, 또 어떨 때는 마케팅이 문제이기도 하고. 늘 고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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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사회적 기업


Derek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단체로 비영리조직이 있고, 사회적 기업이 있잖아요. 빈보야지는 어느 카테고리라고 보면 될까요? 꼭 규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궁금하더라고요.


SungHee 저희는 스스로를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이라고 정의를 해요. 전통적인 비영리조직은 정부나 미국 국제개발처(USAID) 같은 기구에서 큰 규모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같은 사회적 기업은 기업 재단에서 지원을 받거나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해요. 영리 기업은 아니지만,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속성을 조금 더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사업으로 창출한 가치가 영리 목적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의미를 띄게 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고요.


Derek 며칠 전에 빈보야지의 보고서를 읽다가 사회투자수익률(social return on investment)이란 개념을 봤는데 인상적이었어요. 재무적인 성과를 넘어서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SungHee 저희가 측정하고 있는 사회투자수익률의 개념이 아직 완전하진 않아요. 현재는 저희가 심사를 통해 제공한 시드 펀딩(seed funding)을 통해 농부님들이 얼마나 추가적인 돈을 벌었는지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거기서 발생한 고용 창출이나 새로운 교육의 기회 같은 것은 아직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재작년부터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 D2i program의 지원을 받아 저희만의 지표를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시점에서 말하자면, 일반적인 투자 수익률(ROI)과의 차이는 투자를 통해 우리에게 돌아오는 수익뿐만 아니라, 파트너분들이 추가로 거둬들인 수익까지 포함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Derek 흥미롭게도 방금 우리가 사용한 단어들이 스타트업 투자 씬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잖아요. 사실 빈보야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전통적인 자원봉사 단체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저 역시도 어느 정도 그런 인식이 있었거든요.


SungHee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꽤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스스로를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요. 매년 변화하겠다는 유연한 자세로 일을 하는데 이제는 파트너분들도 그렇게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아요. 커피 업계에도 비영리조직이 꽤 있는데 최근에 생긴 팀들은 그렇게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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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Derek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빈보야지 팀도 흥미롭지만, 빈보야지가 산지의 농부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인상적이었어요. 개별 농장을 다 하나의 ‘비즈니스’로 바라보시더라고요. 저도 꽤 오래 커피 일을 했지만, ‘비즈니스’라고 인식하게 된 농장은 규모가 크거나 체계적인 공정을 갖춘 소수였던 것 같거든요. 빈보야지를 전통적인 자원봉사단체로 인식했던 것처럼, 대부분의 농장을 현대적인 비즈니스 개념으로 바라보진 못했던 것 같아요.


SungHee 모금 활동(fundraising) 이벤트를 가게 되면 저희를 빠르게 소개하기 위해서 ‘농부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라고 이야기를 해요. 여기서 ‘인큐베이팅(incubating)’이란 개념이 성립하려면, 커피 농장을 하나의 비즈니스 유닛(business unit)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 브랜드 미션이 ‘영세한 여성 커피 농부들과 함께 번영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building thriving businesses with smallholder women coffee farmers)’인데요. 과거의 방식처럼 ‘당신이 빈곤하기 때문에 도와주겠다’라는 접근보다는, 그들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에 커피 농가를 지원하는 사업들을 보면서 가장 문제의식을 느꼈던 것은, 농부들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원하다가 소중한 자원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경우였어요. 기본적으로 ‘농부들이 어떤 지원을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요. 십몇 년 동안 지원을 받았는데 본인이 재배하는 커피 품종조차 모르는 경우를 볼 때면 농가들의 자립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지원금에 크게 의존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농부들이 직접 지원해서 저희를 찾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왓츠앱을 통해 저희 지원서를 오픈하고, 저희의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을 제공하는지 알려드리죠. 그 내용을 토대로 지원하시게 되고요. 다른 비정부기구(NGO)에서 저희 프로그램의 높은 완료율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시는데, 농부분들이 직접 지원하시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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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농부 학교


Derek 이제 독자님들도 빈보야지가 어떤 팀인지 어느 정도 느낌이 오셨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빈보야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SungHee 프로그램을 이야기하기 전에 ‘변화의 이론(Theory of Change)’이라고, 저희 미션의 토대가 되는 이론에 대해 먼저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농부들이 스스로 꿈을 설계하고 이뤄 나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저희는 이 네 가지가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정보에 대한 접근’과 ‘자본에 대한 접근’, ‘멘토십처럼 서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공간’, 마지막으로 ‘시장에 대한 접근’인데요.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기도 하고, 다양한 연구 논문과 다른 조직의 활동을 보면서 느낀 것이기도 해요. 이 네 가지가 저희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주는 기둥이고요.


빈보야지는 네 가지를 적절히 조합해서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첫째는 ‘농부 학교(Farmer School)’예요. 예전에는 ‘회복력 있는 커뮤니티 이니셔티브(Resilient Communities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몇 년간 운영했는데, 너무 많은 분이 헷갈리시는 거예요. 다른 프로그램의 이름에도 이니셔티브가 들어가서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농부 학교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빈보야지의 메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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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Derek 잘 바꾸신 것 같아요. 저는 예전 이름이 어렵게 느껴지고, 잘 안 외워지더라고요. 이렇게 바로바로 바꾸는 것이 빈보야지의 일하는 방식 같아요. ‘농부 학교’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것들이 진행돼요?


SungHee 8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받게 돼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플랜 작성법이나 재무제표 작성법을 배워요. ‘식량 안보(food security)’라고 해서, 자신의 농장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어떻게 영양적으로 더 나은 식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필수적으로 배우고요. ‘젠더와 커뮤니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내적인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갖기도 해요. 저희 커뮤니티에 있는 농부님들이 자기 자신을 못 믿는 경우가 많아서 그것을 극복하는 목적을 갖고 있어요.


지역마다 교육과정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해요. 코스타리카에서는 소득 다각화(income diversification)를 위해 커피 외에 농장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지, 기후 변화에 맞서서 농장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품종이나 토양, 나무 관리에 관한 교육을 진행해요.


온두라스와 멕시코의 경우 ‘변화의 이론’ 중에 ‘시장에 대한 접근’에 관한 교육을 많이 했어요. 커피를 건조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와 같은 기초적인 내용도 포함이 되었고요. 콜롬비아에서는 구매 지점(purchasing point)이 될 수 있는 센서리 랩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에 대한 교육 지원이 들어갔어요.


이러한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농부님들이 액션 플랜을 만들게 돼요. 앞서 비즈니스 플랜과 금융 예산 작성하는 법을 배웠는데, 그 내용을 토대로 본인의 꿈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앞으로 1년 동안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액션 플랜을 저희에게 보내주세요. 그러면 저희가 커뮤니티를 꾸려서 그 비즈니스 액션 플랜에 대해 평가하고, 시드 펀딩(seed funding)을 진행해요.


Derek 보통 시드 펀딩은 얼마 정도로 책정해요?


SungHee 코스타리카에서는 미화로 400-500달러 정도로 지원되고, 멕시코는 300-400달러 수준이에요. 콜롬비아는 조합 단위로 지원을 해서 이번에 조합당 7천 달러를 지원했어요. 총액 기준으로 코스타리카만 따로 보면, 올해 1분기에 5만 달러 정도가 시드 펀드로 제공되었고요. 현금으로 그냥 드리는 투자인 셈인데, 저희가 요청하는 것은 현장 사진과 리포트예요. 이런 교육을 토대로 더 오랜 시간 농장을 운영해 주시는 것 또한 저희가 돌려받는 리턴이라고 생각해요.


농부 학교 프로그램에는 멘토링도 포함되어 있어요. 프로그램을 졸업하신 선배 농부님들이 멘토가 되는 경우도 있고, 저희와 파트너십을 갖고 있는 대학교나 경영전문대학원(MBA)에서 자원봉사를 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씩 전화해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멘토 1명이 학생 10명 정도를 담당하는 식으로 진행이 돼요. 이렇게 멘토링까지 받고 나면 드디어 프로그램 졸업을 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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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Women-Powered Coffee Summit


SungHee 농부 학교(Farmer School)가 빈보야지의 메인 프로그램이라면, 프로그램을 졸업한 농부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두 가지 운영하고 있어요. 하나는 ‘Women-Powered Coffee Summit’이라는 커뮤니티 행사이고, 다른 하나는 커피 수출을 도와드리는 ‘Women-Powered Coffee Collective’예요.


농부와 산지의 이야기가 중점이 되는 커뮤니티 행사인 커피 서밋은 보통 3-4일 동안 300명 정도의 커피 프로페셔널을 초대해서 커피와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어떻게 더 나은 산업을 만들지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인데요. 4년 전에 코스타리카에서 처음으로 개최했어요. 대표적인 커피 행사인 스페셜티 커피 박람회(SCA Expo)나 월드 오브 커피(World of Coffee) 같은 곳에서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프로젝트가 형성되는데, 그런 중요한 자리에 농부들의 목소리가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왜 농부들의 목소리가 빠져 있는지 살펴보니, 구조적인 어려움이 크더라고요. 비자 발급 문제가 있거나, 비행기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고요. 무엇보다 중남미의 커피 생산자의 경우 영어를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 보니 막상 가셔도 참여를 못 하시는 경우가 많은 거예요.


그래서 산지에서 커피 서밋을 진행해 보기로 했어요. 일반적으로 미국과 유럽 같은 주요 커피 소비국에서 이루어지잖아요. 행사 참석자의 50%는 여성 농부로 모집하고, 나머지 50%는 로스터든 바리스타든 우리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로 잘 채워보는 것을 기조로 올해 4년째 진행해 오고 있어요. 실제로 진행해 보니 커피 서밋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되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나와요. 농부님들이 자체적으로 조합을 만드는 등 재미있는 일들도 많이 생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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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실제 사례를 들어보자면, 예전에 코스타리카 첫 행사가 끝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 많이 내려서 버스가 정차했어요. 1시간 정도 서 있었는데, 이때 버스 안에 있던 20여 분이 조합을 결성하게 된 거예요. 원래는 조합에 참여할 생각도 못 하셨던 분들이요. 후에 저희가 진행했던 서밋에서 만난 바리스타 챔피언을 초빙해서 조합원분들과 함께 센서리 워크숍을 진행하시기도 하셨더라고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는데, 미국에서 일하는 로스터 세 명이 트와이스(Twice)라는 이니셔티브를 만들었는데요. 여성 농부님들이 센서리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년 커피 서밋에 참여해서 커핑 워크숍을 진행해 주고 있어요.


올해는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개최할 예정이고, 총 4개의 언어를 사용하게 돼요. 영어와 스페인어, 두 개의 마야 원주민 언어도 동시통역이 지원돼요. 작년엔 프랑스어로도 동시통역이 되었었는데 그 이유는 콩고에서 오는 분들이 있어서고요. 언어적으로도 흥미로운 행사가 될 것 같아요.


커피 외에 다양한 문화적인 요소도 조명해 보고 싶어서, 커피를 수확하지 않는 기간에 전통적인 옷을 만들며 섬유를 다루는 농부님들의 이야기도 한번 녹여보면 좋지 않을까 기획을 해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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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빈보야지 팀에 대해


Derek 듣고 나니 궁금해지는데, 이렇게 많은 일들을 몇 명의 팀원들이 하시는 거예요?


SungHee 빈보야지 정규(full-time) 팀원은 9명이에요. 미국과 코스타리카에 각각 빈보야지 법인이 있는데, 각 법인의 이사진분들도 정말 큰 도움을 주고 계세요. 파트너분들도 마찬가지고요.


Derek 2025년 1분기 리포트를 읽어보니 조직 개편을 하셨던데요.


SungHee 맞아요. 기존에는 상하 관계가 존재하는 조직으로 운영했는데, 이번에 프로젝트 중심의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꾸었어요. 간단히 말하면 프로젝트마다 리드가 있고, 그 리드를 서포트하는 역할이 있는 건데요. 저와 다른 공동 창업자 아비(Abhi)의 경우 비전이나 프로젝트 플랜의 경우에는 리드를 맡지만, 실제 운영 중인 프로젝트 운영의 경우 서포트하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어요.


빈보야지 팀에서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미팅을 진행하는데요. 월요일에는 빠르게 안건을 훑어보며 진행하고, 목요일에는 3시간 정도 다 함께 통화하면서 프로젝트 전반을 공유하는 미팅을 해요. 두 미팅을 통해서 전체 프로젝트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같이 풀어가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요.


Derek 프로젝트가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이 되니 그런 미팅들이 중요하겠네요. 아까 말씀해 주셨던 이사진들은 어떤 일을 하세요?


SungHee 코스타리카 이사진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실질적으로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세요. ‘농부 학교’ 졸업생 중에 대표로 저희에게 조언을 해주시는 ‘농부 조언 위원회(Farmer Advisory Committee)’가 있는데, 총 여섯 분이 위원이 되어서 졸업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해 주시고요. 모두 코스타리카에 계시기 때문에, 부트 캠프(boot camp)를 비롯하여 현장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의 운영을 맡아주고 계세요.


미국 이사진은 조금 다른 역할을 하시는데요. 주로 빈보야지의 사업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전략적인 조언을 많이 해 주시고요. 기본적으로 모금 활동(fundraising)의 배경을 갖고 계신 분이 많아서, 저희가 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으려고 할 때 재무적인 영역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세요. 회계 전문가이신 경우에는 재무제표나 세금 관련해서 조언해 주시기도 하고요. 본인들이 일하는 곳에서 지원 기관(funder)을 연결해 주시거나, 저희의 비즈니스 플랜을 리뷰해 주는 분들도 계세요. 이렇게 빈보야지의 네트워크를 더 확장해 주는 분들이 미국 이사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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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ek 미국 이사진이 해주시는 일은 빈보야지가 농부 학교를 통해 산지의 여성 농부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리포트를 읽어 보니 자원봉사자분들도 꽤 계시던데요.


SungHee 그런데 사실 최근에는 자원봉사자분들의 숫자를 줄이고 있어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인데, 자원봉사자분들을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서예요. 디자인이나 소셜 미디어 프로젝트 차원에서 연락해 주시는 대학생분들도 있고, 커피 커리어에 관심이 있어서 산지에 와서 실제로 커피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어요.


다만 코스타리카 프로그램만 진행하던 시절에는 빈보야지 팀이 코스타리카에 늘 상주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 여러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분들을 살피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함께할 수 있는 규모로 인원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어요.


Derek 정말로 코스타리카 프로그램만 할 때와는 다른 조직 구조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네요.


SungHee 맞아요.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도 저희가 직접 하기보다는,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분들과 계약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코스타리카의 경우는 이미 함께 하고 있는 팀들이 꽤 있고, 무엇보다 코스타리카 커피 협회(Costa Rica Coffee Institute/ICAFE)와 양해각서(MOU)를 맺어서 연구소의 농학자(agronomist)분들이 저희 교육을 다 맡아주고 계세요.


젠더 교육의 경우 대부분 저희가 직접 진행하고요. 기후 변화나 토양 관리와 같이 세부적인 전문성이 필요한 주제는 현지 대학의 교수님 및 활동가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운영해 보고 있어요. 커피 수출회사들의 경우도 자체 농학자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회사들과의 협업도 가능할지 검토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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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 Voyage


모금을 하고, 규모를 키우는 일


Derek 사실 빈보야지 팀의 이야기만큼 궁금했던 것이 모금 활동(fundraising)의 세계였어요. 2019년 법인 설립 이후로 다양한 펀더(funder)들과 인연을 맺으셨을 텐데요. 다 소중한 펀딩이었겠지만, 빈보야지의 성장에 있어 특히 중요했던 사례들을 여쭤보고 싶어요. 기본적으로 모금 활동이라는 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궁금하고요.


SungHee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펀드가 각자의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관계’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고요. 비영리 쪽 일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기에 지원서 잘 작성하는 법을 고민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대부분 관계에서 시작이 되었거든요.


미국이라서 조금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콜드 메일*을 보내도 답이 없을 때가 많았고, 현재 저희의 펀딩 파이프라인을 보아도 콜드 메일이나 웹사이트 지원서를 통해 받은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처음 연락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이메일


저희가 선택한 방식은 연결되고 싶은 분들이 계신 재단에 가서 몇 년간 관계를 맺는 것이었어요. 이론적으로는 보통 최소 18개월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관계를 맺은 후에는 오히려 그분들이 초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족 재단(family foundation)의 경우 공개적으로 지원받는 일이 거의 없고, 초대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 재단의 프로그램 담당자가 직접 연락해 줘야 지원해 볼 수가 있는 거예요.


Derek 가족 재단은 왠지 그럴 것 같아요. 기업 재단(corporate foundation) 쪽은 어때요?


SungHee 스타벅스의 사례를 봐도 비슷해요. 저희가 지금 스타벅스 재단으로부터 4년째 지원을 받고 있는데, 거기도 공개된 지원방식이 없고 재단 관계자에게 선정되거나 초대받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어요. 저희의 경우 코스타리카 커피 협회(ICAFE)에서 추천해 줘서 지원할 수 있게 되었고요. 스타벅스에서 마침 2030년까지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원할 만한 단체를 찾고 있었는데 그때 협회에서 저희를 추천해 준 거죠.


이렇게 한 번 관계가 형성되면 여러 해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해 보면 저희가 한 분 한 분과의 관계를 다 중요하게 생각해서였던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 모두가 받을 수 있는 뉴스레터를 발행하는데, 펀더(funder)들께는 개별적으로 연락을 드려요. 그분들이 더 관심이 많을 영역에 대해 짧게 리포트를 하거나, 분기별 성과에 대해 전화해서 그분들이 궁금한 점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식으로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어요. 이렇게 소중하게 관계를 이어오다 보니 스타벅스는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펀더가 되었지요.


펀더들과는 이렇게 전화나 이메일로도 평소에 이야기를 나누지만, 코스타리카에 방문하시면 저희가 따로 초청해서 프로젝트 설명을 해드리는 식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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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ek 이야기를 듣다 보니 펀더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 같아요. 가족 재단과 기업 재단이 있고, 정부 차원의 기금도 있을 텐데요.


SungHee 가족 재단의 사례를 조금 더 들어보면,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두신 분이 그 돈으로 발생하는 이자로 저희 같은 사회적 기업에 지원한다거나, 부모가 자산이 굉장히 많은데 자녀에게 다 물려주지 않고 가족 재단을 만드는 경우도 흔해요. 가족 재단의 경우 관계 기반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비교적 비영리조직이 접근하기가 용이한 편이지만 지원금은 작은 편이에요. 보통은 1만 달러에서 많아도 5만 달러 정도의 규모로 지원하는 것 같고요.


기업 재단의 경우 스타벅스처럼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지죠. 절세 역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일 거고요. 가족 재단에 비해 조금 더 체계가 있어서 전담팀이 있는 경우가 많고, 지원을 받거나 리포트를 하는 방식도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현재 빈보야지는 가족 재단과 기업 재단 위주로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정부와도 일을 하고 있어요. 캐나다 정부가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멕시코 같은 지역에서 성평등(gender equity) 주제로 지원하는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거든요. 지원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고, 심사 과정도 엄격해요. 저희의 은행 거래내역서를 하나하나 다 살펴보면서 이자가 1원이라도 더 발생하면 확인을 요청하는 등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보니 과정이 까다로워요. 그만큼 저희도 일을 깨끗하게 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들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기부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요. 미국에서는 개인 기부의 규모가 꽤 크고요. 보통 12월이 세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시기잖아요. 그래서 그때 많이들 기부해 주세요. 예를 들면, 제 학교 선배의 삼촌이 고액 자산가들의 돈을 관리해 주는 분이셨어요. 처음에는 조언자로 관계를 맺었고, 몇 년간 그렇게 지냈는데요. 언젠가부터 연말에 연락을 주시는데, 올해 저희에게 기부금을 보냈는지 여쭤보시더라고요(웃음). 마침 저희가 당시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스페셜티 커피 박람회에 팀이 다녀올 예산이 필요하던 상황이었고, 덕분에 잘 다녀올 수 있었죠. 팀이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시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이런 개인 기부의 사례가 적지 않고, 규모도 작지 않아요. 저희가 운영할 수 있는 규모로 받는 거라서 매년 액수가 달라지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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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ek 제가 빈보야지 리포트에서 흥미롭게 본 내용이 있는데, 2040년이었나요? 빈보야지가 지원하는 농부들의 숫자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는 정부 후원을 통해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시는 것 같았는데요.


SungHee 빅뱅 필란트로피(Big Bang Philanthropy)라고 아프리카에 지원을 많이 하는 물라고(Mulago)와 DRK라는 재단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어요. 그 중 물라고가 운영했던 워크숍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저희처럼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비영리단체/사회적 기업이 빠르게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정부를 통해서 하는 거라는 이론이었어요.


그때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큰 감명을 받았는데요. 저희도 코스타리카에서 한 번 정책을 통과시켜 본 적이 있고, 정부 기관의 역량도 확인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이런 방식으로 하면 더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서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다만 코스타리카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여전히 있어요. 멕시코의 경우 정부가 커피 산업에 관심이 없어서 그것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무척 고민이 되고요. 남미가 특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아프리카 정부들과도 차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빨리 성평등(gender equity) 이슈가 해결되고, 더 빠르게 많은 농부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무엇일까 했을 때, 정부를 통해서 하는 것이 하나의 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은 가설 단계이긴 하지만요.


초기에는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현재 시점에서는 그와 동시에 제휴 모델(affiliate model)의 구현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어요. ‘누구와 제휴할 것인가?’ 했을 때 비정부기구(NGO)와 할 것인지, 아니면 공급망(supply chain) 이해관계자와 할지에 대한 선택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두 가지 모두를 3~4년 정도 테스트해 보면서 답을 찾아보려고 해요. 이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규모를 키우게 되면 다음 단계의 빠른 스케일업(scale-up)은 정부를 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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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보야지를 알리는 일


Derek 지난번에 승희님과 대화했을 때도 그렇고, 이번에 빈보야지 리포트를 읽으면서도 했던 생각인데 빈보야지가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 난이도를 어떻게 느끼세요?


SungHee 사실 제 부모님도 제가 무슨 일 하고 있는지 잘 모르실 거예요(웃음).


Derek 그건 아마 제 부모님도 그러실 것 같은데요(웃음). 모든 기업이 그렇지만, 빈보야지 역시 사람들에게 잘 알리는 일이 중요할 텐데요. 어떤 방식으로 하고 계세요?


SungHee 어렵게 느끼는 영역이에요. 제가 PR(public relation) 쪽 배경이 없기도 해서요. 그래도 저희가 무엇을 제일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을 때 답은 ‘꾸준함’이었던 것 같아요. 매달 빈보야지 뉴스레터를 발행해 온 게 어느덧 5년 정도 되었는데요. 저희가 좋아하는 멘토가 하고 계신 걸 보고 따라 하기 시작했어요. 그분의 뉴스레터 포맷이 ‘세 가지 업데이트(Three Updates), 두 가지 도전(Two Challenges), 한 가지 요청(One Ask)’이었는데 읽기도 쉽고 재미있더라고요. 개인적인 이야기(Personal Note)도 써주셨는데 그것도 좋아서 공동 창업자 아비와 함께 매달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어요.


신기하게도 이 뉴스레터를 읽고 다른 분들께 전달(forward)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아무도 안 읽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 저희에게 펀딩해 주시던 분이 그 레터를 읽었으면 하는 분에게 전달해 주신 경우도 있었고요. 또 뉴스레터에 ‘우리 팀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으면 하여 Happiness Fund를 만들려고 해요.’라고 적었더니, 어떤 분이 팀원 한 명당 1천 달러씩 기부를 해주신 적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뉴스레터를 통해 꽤 다양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독자 숫자는 2천 명 정도라 많지는 않지만, 굉장히 끈끈한 커뮤니티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기에는 유튜브에서 ‘창업자들의 대화(Founders Chat)’라고, 저랑 아비랑 만나서 1시간 반 정도 대화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어요. ‘이번 달에는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업데이트가 있었는지’에 대해 서로 인터뷰하는 일을 2년 정도 했던 것 같아요. 막상 올리고 나니 부끄러워서 많이 지우긴 했지만, 초반에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 식으로 뭐든지 적고 올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여전히 뉴스레터 꾸준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 같은 다른 채널의 경우 저희 팀에 따로 담당자가 없다 보니 돌아가면서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워요. 영상을 편집해야 하는 유튜브는 엄두도 못 내고 있고요. 그래서 PR은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하는 영역인 것 같아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온라인으로 알리는 노력도 하고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 박람회나 월드 오브 커피 같은 행사를 통해서 알리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단순히 참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되어서 직접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최근에도 'Women-Powered Coffee Stories'라고, 로스터 친구가 자리를 만들어줘서 빈보야지가 주최로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이렇게 호스트의 역할을 많이 하려고 하고요.


이런 비슷한 행사를 런던에서도 하고, 베를린에서도 했었는데요. 공간에 모인 사람끼리 발생하는 시너지를 느끼게 되고, 이분들이 서로 네트워킹하는 과정에 ‘나중에 빈보야지를 다시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우리의 앰버서더가 되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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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Derek 빈보야지의 여정을 시작한 후에 승희 님이 정말 많이 고민하고, 또 많은 난관을 헤쳐온 게 느껴져요. ‘제가 아직 듣지 못한 이야기가 더 많겠다’ 생각하게 되고요.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또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만약 이제 막 빈보야지를 시작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세요? 약간 오글거리긴 하지만요(웃음).


SungHee 이런 질문 처음 받아봐요(웃음). 음, 어려운 질문인데요. 덜 오글거리는 버전으로 한다면 ‘잠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운동도 그렇고요. 잠과 운동이 체력에 너무나 중요하잖아요. 예전에 체력의 부족을 뼈저리게 느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최근에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그것도 더 오래 일하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오글거리는 버전이 있는데,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돌이켜보면 사람에게 데이거나 상처를 받아서 굉장히 다운되었던 시기가 한 번씩 있었어요. 그럴 때면 ‘사람을 믿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감사하게도 금방 또 좋은 사람이 찾아와서 다시 희망을 채워주곤 했어요. 그래서 그런 희망을 놓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아, 너무 오그라드네요.


Derek 오글거리는 버전이 더 좋은데요(웃음). 원래 독자분들께도 한 마디 부탁드리려고 했는데, 과거의 승희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공감하거나 위안을 받으실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서 이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오늘 승희 님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고 재미있었어요. 3년 전 빈보야지 레터를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들께 좋은 업데이트가 될 것 같고, 앞으로 들려드릴 빈보야지의 이야기는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음 기회에 또 이야기 나눠요.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시고요.


SungHee 저도 오늘 편하게 이야기 나눴던 것 같아요. 10월 말에 한국에 들어가게 될 것 같은데 그때 한 번 더 인사드릴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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