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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에스프레소
이탈리아 스페셜티 커피 이야기
모던 에스프레소이탈리아 스페셜티 커피 이야기

안녕하세요, 데릭입니다. 햇볕도, 바람도 슬슬 가을 느낌을 주는 요즘이네요.


아직 봄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이탈리아 로스터리 디타 아르티지아날레(Ditta Artigianale) 팀을 커피하우스로 초대해 함께 팝업을 열었습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문화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는 팀을 한번 초대하고 싶었는데, 섭외 1순위였던 디타 팀이 흔쾌히 와주셔서 3일간 진행한 행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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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포스터 ⓒ정아름 Joy


디타의 원두를 활용하여 낮에는 에스프레소 바를, 저녁에는 커피 칵테일 바를 꾸렸습니다. 좋은 생두를 선별하여, 적절한 방식으로 로스팅한 커피가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 사실 커피 회사가 하는 일의 기본이죠 - 느낄 수 있었어요. 마지막 날에는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문화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토크 세션을 마련했습니다. 앞선 이틀간 디타의 커피를 마셔봤다면, 마지막 날 세션은 그 커피를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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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에스프레소 바 ⓒ정아름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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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커피 칵테일 바 ⓒ정아름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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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에스프레소 토크 ⓒ정아름 Joy


오늘 레터에서는 이날 디타의 헤드 오브 커피(head of coffee) 프란체스코 마슐로와 나눈 이야기 중 일부를 들려드리려고요. 사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질문을 수집하고, 현장에서도 질문을 받아 프란체스코에게 던졌는데요. 이날 프란체스코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 몇 가지를 추려서 문답형식으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그럼 첫 번째 질문부터 시작해볼게요.




프란체스코, 먼저 자기 소개 한번 부탁 드려요.

저는 프란체스코 마슐로입니다. 디타 아르티지아날레에서 헤드 오브 커피라는 포지션으로 일하고 있고, 제품 로스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디타에서 일하기 전에는 런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었고, 그때 스페셜티 커피라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디타가 창업되던 시점에 인연이 닿아 초기부터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 이탈리아 바리스타 챔피언이고, 같은 해에 한국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서 11위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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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마슐로 ⓒ정아름 Joy


디타 아르티지아날레는 어떤 일을 하는 팀인가요?

디타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활동하는 커피 회사입니다. 로부스타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에스프레소 문화가 공고한 이탈리아에서 스페셜티 커피로 만든 에스프레소가 얼마나 맛있을 수 있는지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모던 에스프레소’를 추구하는 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데릭 주. 스페셜티 커피 업계가 보편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이탈리아 커피 시장의 맥락에서는 ‘모던 에스프레소’라는 포지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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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타의 공동 창업자 패트릭과 프란체스코 ©Ditta Artigianale


이탈리아 커피 시장을 간략하게 한번 소개해주신다면?

기본적으로 커피 바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집에서는 모카 포트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역으로 들여다본다면 북부와 남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요. 남부로 갈수록 로부스타 기반의 블렌드를 많이 마시고, 북부로 갈수록 블렌드에서 아라비카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대표적인 이탈리아 커피 회사인 라바짜와 일리도 북부 지역에서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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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커피의 중요한 두 이름, 라바짜와 일리. ©Coffeeology


전통적인 에스프레소에 익숙한 이탈리아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설득이 잘 되고 있나요?

디타 아르티지아날레가 창업된 지 어느덧 10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라고 느낍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탈리아를 넘어선 다른 시장에 대한 관심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빈브라더스에서 진행한 팝업에서 아메리카노도 판매하시던데, 피렌체의 디타 매장에서도 아메리카노를 파나요? 현지 고객들의 반응이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네, 저희 매장에서도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데, 그것은 저희 고객 중 상당수가 외국인 관광객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피렌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고, 특히 주말에 관광객 비율이 높습니다. 평일에는 현지 고객들도 많이 오는데 상대적으로 아메리카노 주문하는 비율은 낮은 편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커피 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인데요. 이탈리아에서는 커피를 아이스로 마시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탈리아에도 아이스 커피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포가토와 샤케라토가 있고요. 제 고향에서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것인데, 아몬드 밀크를 넣어 마시는 아이스 커피도 있습니다.


(데릭 주. 차갑게 마실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아이스로 마시는 것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일반적인 카페에서 모든 커피에 핫/아이스 옵션이 있는 것과는 다르게요.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다운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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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케라토 ©PIATTO RECIPES


오늘 에스프레소 바에서 디타의 커피 정말 맛있게 마셨습니다. 맘마미아 블렌드와 엘 디아만테 농장의 커피 둘 다 좋았는데요. 디타 아르티지아날레의 커피 철학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밸런스’입니다. 커피의 각종 향미 요소들이 적절히 균형 맞춰져 있는 상태를 추구합니다. 생두를 고를 때도, 로스팅을 할 때도, 음료로 추출할 때도 늘 밸런스를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데릭 주. 프란체스코와 함께 행사하면서 ‘밸런스’라는 단어를 수십 번은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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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에 놓여 있는 맘마미아 블렌드와 엘 디아만테 ©정아름 Joy


저는 한국에서 로스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와 필터 커피를 위한 로스팅을 다르게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차이를 두시나요?

네, 저희는 에스프레소와 필터 커피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옴니 로스팅(omni-roasting)은 하지 않습니다. 각 음료 특성에 맞는 로스팅을 하려고 하죠.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는 높은 농도로 강렬한 자극을 주는 음료이니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로스팅합니다. 그에 반해 필터 커피는 조금 더 생두 본연의 개성을 잘 드러내줄 수 있고, 산미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지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번에 빈브라더스와 3일간 팝업을 진행하셨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렇게 다들 오셔서 저희의 커피를 맛보시고, 이야기를 들으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2017년에 한국에서 열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이후로 한국 방문은 처음이에요. 디타를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많으셨을텐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고 또 좋은 기회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를 초대해준 빈브라더스 팀에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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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토크가 끝나고. 왼쪽부터 프란체스코, 데릭, 지니, 조이, 인터 ©빈브라더스 




오늘 레터 어떠셨어요? 원래는 3일간 진행한 행사 이야기를 모두 해드릴까 했는데, 분량이 너무 길 것 같아서 에스프레소 토크 세션만 다루었어요. 프란체스코가 들려준 에스프레소 이야기도 흥미롭긴 했지만,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디타의 커피였습니다.


사실 디타 아르티지아날레라는 팀의 커피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많은 커피를 마실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아요. 맘마미아 블렌드 하나면 이 팀이 추구하는 커피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시게 되면 디타 아르티지아날레 매장에 들러서 맘마미아 에스프레소 한번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그때 이 레터를 다시 읽어보시면 프란체스코가 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와 닿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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