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에디터 모모입니다.
찬 바람이 매서운 오늘, 따뜻하게 보내고 계세요? 저는 하남 스타필드점에서 바리스타 벨이 만든 벨벳화이트 플랫화이트를 즐기는 중입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매장이 북적거리네요. 오늘은 특히 고객분들이 커피를 가져가실 때마다 의식을 행하듯 커피를 앞에 두고 '찰칵' 사진을 찍으시는 풍경을 흥미롭게 관찰하게 됩니다.
방금 찍은 사진과 커피 그리고 동료! 모두 따끈따끈하네요. ©박은실Momo
커피 사진, 자주 찍으세요? 분위기와 맛을 기억하고 싶은 순간에는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들게 됩니다. 커피를 업으로 하고 계신다면 커피 사진은 더더욱 중요하겠죠.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해 빈브라더스의 비주얼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황요성 포토그래퍼(이하 씬)를 만났습니다.
씬은 늘 온화하고 안정적인 미소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신기한 캐릭터인데요. 뉴비 시절 커피가 어려워 헤매던 저와는 달리 커피 전문가이기도 해서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어요. 이번 레터에서는 씬의 커피 여정을 따라가 보고 인터뷰를 빙자하여 커피 사진 잘 찍는 방법도 배워 볼게요.
합정점에서 만난 씬.©박은실Momo
씬, 반가워요. BB레터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빈브라더스에서 비주얼 콘텐츠를 담당하는 씬입니다. BB의 공식 사진과 영상 콘텐츠를 책임지고 있어요. 매월 새롭게 소개되는 원두 이미지나 행사 사진, 유튜브 영상 등을 기획, 촬영, 편집합니다.
씬(Scene)이라는 이름, 하는 일과도 잘 어울려요.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셨어요?
원래는 화학공학을 전공했어요. 평범한 공대생으로 살다가 문득 휴학이 하고 싶어서 목적 없는 휴학을 했죠. 생각할 시간이 늘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자!”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길로 강변의 한 전자상가로 달려가 캐논 카메라 한 세트를 샀죠. 사진을 배워보고 싶었거든요. 그게 시작이에요.
취미로 찍은 씬의 사진들.©황요성Scene |
아날로그 감성의 사진을 좋아한다고.©황요성Scene |
좋아하는 것과 일은 다르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취미였어요. 동경하던 사진 작가님께 사진을 배웠는데요. 점점 재밌어져서 업으로 삼고 싶어지더라고요. 본격적이진 않지만 사진 일을 조금씩 경험해봤어요. 촬영법을 가르치는 클래스도 열어보고, 스냅 작가로도 활동해 보고, 상업 사진 작업도 해봤죠.(물론 남의 돈을 받고 사진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책임감도 달라지고 압박감도 크고요.) 그래도 재미있어서 이걸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정했어요.
사진 클래스 중.©황요성Scene
커피는 언제부터 좋아하셨어요?
취미 사진을 시작하면서 카페 투어를 많이 다녔어요. 예쁜 카페 위주로 찾아갔던 터라 특별한 커피를 만나진 못했었는데요. 어느 날 동네에 분위기 좋은 카페가 생겼는데, 커피까지 훌륭한 거예요. 거기서 커피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씬의 카페 사진들.©황요성Scene |
©황요성Scene |
본격적으로는 군대에서 스페셜티 커피에 눈을 떴어요. 처음에는 부대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분쇄된 원두를 사고, 하리오 드리퍼와 작은 주전자를 챙겨가서 마시기 시작했죠. 그러다 좋아하는 라떼를 만들고 싶어 수동으로 내리는 저렴한 에스프레소 기계까지 샀는데요. 막상 기계를 사용해보니, 분쇄된 드립용 원두로는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가 없는 거예요. 분쇄도, 압력, 온도 등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추출 공부를 시작했죠. 커피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려니 이름을 구분하기도 어려워서 커피도 공부하게 됐고요. 품종, 가공 방식 등을 알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자’의 또 다른 길을 찾은 거죠.
군에서 사용하던 레버프레소.©황요성Scene
지난 구독자 모임에서 드립 커피를 내리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전역 후, 언젠가 한 번은 바에서 경험을 다지고 싶었어요. 때마침 그 맛있는 동네 카페에서 알바를 구한다기에 냉큼 지원했죠. 바에서 고객에게 커피를 제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실제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커피 한 잔을 팔기 위해서는 커피 이론 외에도 정말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일하면서 사진과 커피, 제 일상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이었는데요. 그때 빈브라더스 채용공고를 본 거죠.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사진과 커피가 만났어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자’가 실현돼서 좋아요. 좋아하는 사진, 영상, 커피를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게요.
씬이 운영 중인 빈브라더스 유튜브 갈무리.©빈브라더스 |
©빈브라더스 |
📸 씬에게 몇 가지 팁을 듣고 싶어요. 커피 사진을 자주 찍으시는 분들께 몇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한번 찍어보면서 놓치기 쉬운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해 볼게요.
Before. 어떤 부분이 아쉬운 걸까요? ©황요성Scene
After. 어떤 부분을 개선했는지 찾아보세요. ©황요성Scene
1. 수평, 수직을 맞추세요. 휴대폰 설정에서 격자(그리드)를 켜면 안정적으로 찍기 수월해요.
2. 주인공을 정하고 배경을 정리하세요. 트레이, 휴지 등은 잠시 치워주세요. 소품을 더하거나 빼서 예쁜 장면을 먼저 연출하고 찍는 게 좋아요.
3. 눈에 보이는 대로 찍으면 재미가 없어요. 어느 매력을 강조할지 생각해보세요. 컵이 예쁘다면 측면에서, 라떼 아트가 예쁘다면 위쪽에서 찍으면 좋겠죠. 컵에 따라 각도를 달리해보면서 구도를 잡아보세요.
4. 카메라의 줌인(zoom-in)을 이용하세요. 같은 장면이라도 한 발 떨어져서 줌을 하면 배경이 압축되어 주인공이 부각돼요. 광각 카메라는 화면 주변부를 왜곡시킨다는 것도 기억하시면 좋아요.
5. 빛이 어디서 오는지 확인하세요.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을 때는 화면을 터치하여 노출을 조정하고 살짝 어둡게 찍어보세요. 물론 자연광이 잘 드는 곳에서 찍는 게 가장 좋아요.
예시1. 줌을 활용하고, 빛의 방향을 바꿨어요. ©황요성Scene
예시2. 배경을 정리하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줌으로 확대했어요. ©황요성Scene
📸 바리스타로 일하시거나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을 위한 고급 스킬도 있을까요?
알려드리고 싶은 게 많은데…(웃음) 간단한 것들 정리해 볼게요.
1. 사실 더 고급스러운 사진이 필요하시다면 카메라를 바꾸시는 걸 제안하고 싶어요.
2. 일상 사진이 아닌 상업 사진이라면, 배경지와 조명을 활용해보세요.
3. 배달 앱 등에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메뉴를 촬영할 때가 있으실 텐데요. 같은 배경지 또는 같은 구도에서 일관되게 촬영해보세요. 이때는 배경을 간결하게 하고 상품이 잘 드러나게 찍어야겠죠.
4. 인스타그램의 경우는 연출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요. 추출 도구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보세요. 전체 피드 느낌도 중요해요. 시선을 끌 수 있는 브랜드만의 특징을 만들어 보세요.
12월 원두 촬영에 배경지를 사용하는 씬. ©오지원Lucy |
결과물. 크리스마스 블렌드 휘게. ©황요성Scene |
씬, 짧은 시간 안에 꿀팁을 전수받은 느낌이에요.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혹시 못다 한 조언이 있으신가요?
모모, 감사합니다. 저도 즐거웠어요. 더 이야기하지 못한 게 많아 아쉬워요! 눈에 띄는 이미지 향상이 필요하시다면 전문가의 힘을 빌리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사진을 직접 배워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씬이 가르쳐주시면 안 되나요? 사진 클래스 열어주세요.
오, 좋죠. 커피 촬영 클래스! 기회가 된다면 열어보고 싶네요. 저처럼 커피와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 함께 모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원두 촬영 중인 씬. ©오지원Lucy
제목 커피 사진 잘 찍는 법<br>커피와 사진 사이, 포토그래퍼 씬 인터뷰
글쓴이 황요성 Scene, 박은실 Momo
발행일 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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